차이나 머천트                                    

김동하 지음│한스미디어 刊

 

명품 대열에서도 상위권 브랜드인 헤르메스는 머큐리, 메리쿠리우스로도 말하는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다. 메리쿠리우스는 '장사하다'라는 라틴어로 '머천트' 의
어원이며 가장 오래된 직업인 상인을 가르킨다. 그래서인지 상업계 고교의 모표와 배지
에는 두마리 뱀이 두루 감긴 지팡이를 형상이 꼭 들어가곤 했었다. 책을 제목하기를 '차
이나 머천트'라니 능수능란한 중국 상인이라는 직유로 흥미가 바딱 당긴다.

 

중국은 정글만리라는 조정래 작가의 소설 제목과 직유는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 광활한 정글에서 적자생존하려면 우선 중국 전통상인과 상술과 상문화를 꿰뚫어 보
는 혜안을 길러야함은 물론이다. 그들 말마따나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인 만큼 중국상인
들의 네트워크인 관시(關係)에 껴드는 전술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차이나 머천트 책
을 독자도 전략적으로 파고 든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어느새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탈바꿈을 했다. 중국의 경제력은
익히 알아도 막상 차이나 머천트와 비즈니스의 요체는 잘 모르는 채 무모하게 뛰어드는
실정이다. 냉전논리에 의해 적 자본주의와 적 민주주의로만 인지하던 공산당 일당 독재
하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차이나 머천트라 할지라도 뭐 별 볼 일 있겠는가' 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 데 천만의 말씀이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이후 벌어진 개벽천지는 김정
일도 놀래 자빠진 걸 봤잖는가. 이제는 하나도 신기한 일이 아니다.

 

중국 각지의 상인과 상본능의 모든 것을 조목조목 꿰뚫어버린 저자 김동하 교수는 중국
유학1세대로 베이징대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 칭화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오리지널
중국통이다. 당연히 중국의 경영경제학 등 중국 관련 논문과 저술 필모그래피가 상당하
다. 한국동북아경제학회와 현대중국학회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는만큼 그들의 '동북공
정'의 부당함을 짚어 줄 것으로도 기대해보며 다음 책도 기다린다. 

 

어디든 매마찬가지지만 중국인의 무서운 상본능과 富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잖던가.  설
명절에 건강을 우선적으로 기원하는 인사보다는 돈 많이 벌라는 인사가 먼저다. 꽁시파
차이恭喜發財로 한 해를 열고, 일상의 대화 중에도 '쫜치엔'謙錢' 즉 축재하라는 게 인사
이니 오죽하랴. 허긴, 우리도 이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놈의 돈 욕심을 어쩔 것인가.

차이나머천트, 헤르메스, 정글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