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이수광 지음│해냄 刊

 

입신양명을 위한 공부는 시대적인 고금을 막론하고 치열하기 그지 없는 치킨게임에 다
름 아니다. 정신 세계의 함양을 위한 조선 선비들의 공부는 자원 약소국 한국인의 교육
열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그 교육열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급격한 경제발전의 모멘텀이
며 지속적인 고급한 인적자원화로 치환되고 있다.

 

우리네 교육열의 원천인 조선시대의 주자학(이든지 성리학이든지 간에)의 디테일을 따
져보면 입지를 세우려는 주자학의 도그마에 사로잡힌 선비들이 치열한 학문 연마 과정
이 딱해보이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공부에 들(憑)리고 유독 잘하는 아이들은 있기 마
련이다. 어쨌거나 영남학파의 후조인 김종직의 아버지 김숙자의 환경 조성은 돋보인다.

 

공부에 미친(憑) 조선의 16인의 공부도 학습도 인격도야도 메인스트림만의 전유물이다.
저자 이수광의 16인으로 카테고라이즈한 서술은 이미 정평이 났다. 황야의 16인이 아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 . .이런 저런 시리즈에 연속 편으로 이 참에는 16인 선비들의 공
부 계보와 에피소드와 그 시대적 역사적 배경을 따져보는 책이라 더 흥미롭다.
 

결과적으로 훗날에 무오사화를 불러일으키는 단초를 제공하는 점필재 김종직의 강직함
은 교육의 결과물이고 영남 학파의 거두 퇴계 이황도 학습의 결과물로 시대를 초월하는
귀감으로 멘토로 자리매김 했고. 벼슬자리를 거부한 채 재야에 머물며 성리학의 워너비
스승으로 위치하는 남명 조식의 공부혼도 투철했다는. 

 

학문을 하는 데에 순서가 있고 문리가 트이면서 학습의 펀더멘탈이 생기면서 진정한 학
문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마련이다. 문리가 트인다는 말은 집중의 소산이다. 멋있는 말
이다. 일찍이 문리가 트인 김굉필은 김종직을 사사했고, 풍운의 조광조는 김굉필을 스승
으로 모셔 학문의 일가견을 이루었고 학맥과 올곧음도 믈려받았지만 하나같이들 정치적
으로는 불운하였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현대의 교육환경은 팍팍하다,  사교육이 판치고 유난히 비싼 등록금은 정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어렵사리 공부를 끝마쳐도 마땅히 써먹을 데가 없는 사회현실에서 뜻을 세우려
는 입지는 아예 요원하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공부에만 몰입하는 학생들로 인해 나라
의 명운과 미래는 울울창창하다. 공자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 했잖는가.

공부에미친16인의선비, 김종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