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강의-한무제편                          

왕리췬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김영사 刊 

중국의 스타급 왕리췬 교수의 TV 강의는 현대적이며 간결한 어휘구사로 핵심을 놓치지
않는 설명이 일품이다. 고전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저자가 사마천의 사기에 대한 역사적
이해와 문학적인 감성으로 방대한 사기 중, 한무제 유철을 집중적으로 다루어 학습성이
좋다. 비록 전공은 아니지만 중국역사중 사마천의 사기에 천착한 독자에게 바이블이 따
로 없다. 게다가 출판사 김영사 간행이니 신뢰가 크다.

사기는 전설의 삼황오제시대로부터 한무제 시대까지 2000년간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는
130권의 방대한 사서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한무제에게 괘심죄에 걸려 궁형을 당하
는 사실은 너무 유명한 역사적 이슈다. 한무제에게 거세당한 처지에서 자신에게 몹쓸짓
을 한 한무제를 과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걸까. 역사에 길이 남을 사서에서 한무제 유
철에 대한 인간적인 평가가 가능했을까. 고금을 막론하고 한무제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
게 평가가 크로스되는 인물인데 한무제의 가혹한 궁형의 직접 피해자인 사마천은 그를
냉정하게 평가하고야 만다. 과연 그 황제에 그사가이며 한무제에 사마천이다.

한무제가 무제武帝라 불릴 정도로 문무 양쪽에서 눈부신 업적을 이룬다. 한반도 대동강
유역까지 점거하여 한사군을 설치했다고 배운 기억이 생생하다. 후궁의 서자 출신으로
황제에 오른 그는 무려 54년을 통치했다. 권력투쟁의 위너winner인 한무제의 통치 역정
과 정치적 지략을 예리하고 명쾌한 해석으로 명강의를 펼쳤다. 그야말로 나라와 말이 달
라서 직접 TV강의를 보질 못해서 애석할 뿐이다.

사기는 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한무제를 악한으로 보았는 지 일세의 영웅으로 보았는 지
는 차치하고라도 2,00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한 53만 자에 이르는 방대한 사서이다. 한무
제 한 사람만 다룬 한무제편이 이토록 숱이 많다니 놀랄 지경이다.  역시 사마천은 상황
의 묘사와 사건의 기술과 인물평으로 탁월한 서사적 능력과 다양한 문학적 재능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사마천에 관한한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된 왕리칀 교수 역시 완전한 원전 해석과 유려한
필치로 강의했으니 유감 없는 고대 중국역사 산책을 한 셈이다. 기원전 2세기를 전후한
싯점에서 한무제는 세계제국을 구축하여 오늘날, 무례하고 오만한 거대한 중국으로 이
어지는 펀더멘탈을 제공했다.  그 한무제는 사마천이 다뤘든 아니든 우리에겐 달갑지도
이쁘지도 않지만 아시아 고대 역사에 획기적인 인물임은 틀림 없다.

사마천, 사기, 한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