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창작과비평사 刊                    

드디어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 6권이 칼라풀하게 출판 됐다. 리모델링의
일환으로 돌아온 장고django든지, 리덕스redux 문화유산답사든지간에.  너냄 없이
유홍준의 글발에 들(憑)렸던 신도로서 특정 종교에서 말하는 부활절 축제에 다름 아
니다. 그래서 즐겁고 기쁘다는 이야기인즉슨,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해석은 금물이다.

저자 유홍준을 수식하는 명함은 수두룩하다. 교수, 박사, 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등 굵
죄 굵직하다. 남들이 평생에 하나도 갖기 힘든 명함들이 휘날린다.  필치로나 학예직
으로나 고급관료로나 그는 이미 센텐스권력이다. 근근히 모 일간지에 실리는 유홍준
의 국보순례를 통해 미술사 전반에 걸친 해박한 글을 드문드문 접하긴 하였으나,

경복궁을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문화유산답사를 채근하니 따라 나설 수밖에.  인생처
처유상수라며 (히)스토리텔링이 도사린 상수들을 찾아가자고 호루라기를 분다. 다른
이도 아닌 그가. 책의 마수거리로 근정전 돌마당의 薄石之美를 거든다. 밀리터리정권
때 근처에 위치한 학교를 다닌 독자는 수시로 강제 동원돼 근정전 박석 마당의 풀을
뽑든 추억에 저자의 탐미적이고 디테일한 해설이 범벅되어 서정적 감회에 쉬 젖는다.

기왕에 독자가 보유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다섯권 전질(?)은 이미 빈티지다. 호칭도
통권 넘버도 없는 오리지널 담백판이다. 아무려면 어떤가. 소위, 고전이라면 끊임 없
이 개정판이 나오기 마련이다, 책값도 물가지수에 연동돼 오르기 마련이다, 전 세기
말 남도답사 일번지를 거금 6500원을 마다않고 사봤으니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금석
지감이다.

저자의 수사는 여전히 서생적 접근으로 유감 없이 발휘되었으며 서사가 풍부한 문화
유산답사기다. 이번 참의 제6권도 역시 어휘구사공학적이며 미술 양식사조의 조예나
휘황한 현학은 문화 취향의 믓독자에게 더없는 잇북It book을 선사한다. 롱텀으로 곱
씹다가 반추하며, 되새기는 문장들의 아카이브나 뭐가 다르랴.

休休堂 盤橋老人의 수사력이 빼어난 것도 그의 홍복이다. 피겨 스케이팅만 갈라쇼가
있는 게 아니다. 소셜스킬이 달려 오촌이도는 커녕 일찌감치 은둔별곡을 흠뻑 즐기는
독자는 시서화 문사철 문자향 서권기가 폴폴 풍기는 박비향 투성이다. 달필이되 추상
적으로 개념화된 역사관이 아닌 실물 답사 교양서나 들춰 보며 산다면 더 없겠다.

유홍준,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