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인생 /                           

지현곤 지음│생각의 나무 刊

그는 우주에서 논단다. 꿈과 상상을 창조하는 예술성이 풍부한 아티스트 지현곤
에게 적절하게 들어 맞는 말이다. 그는 알게 모르게 우리 시대의 공통분모 장애
를 관통하여 만인의 귀감이 되고있다. 그가 겪는 심각한 장애에 대한 동정 같은
걸 초월하는 경외의 대상으로 말이다.

지현곤이 금시대 최고의 예술 번화가이자 성지인 뉴욕을 삽시간에 석권한 비하인
드 스토리는 고단하고 신산한 위리안치 그 자체였다. 그가 좁은 방에서 내다본 세
상은 되레 넓었다. 단칸방에서 발휘한 지현곤의 휘황한 착상력은 급기야는 세계 미
술의 중심인 뉴욕에 파급됐다, 다양성의 중심인 뉴욕의 흡인성은 그가 MoMA를 휘
저을 것이고 앤디 워홀류를 쪔쩌 먹을 게다.

그는 자신의 삶이 극적인 구조가 없어 심심한 삶이라 자평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가 지금껏 해낸 것보다 더 드라마틱한 당연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허수아비
다. 붙박이 허수아비라 저멀리 친구 허수아비에게 마음을 전하는 전령으로 그가 쫓
아야할 참새에게 부탁한다는 발상은 참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끔 한다.

카투니스트 지현곤의 달달하며 촉촉한 인생 이야기를 짧게 표현하는 만화와 글은
페이소스와 철학이 배여있다. 그는 니체처럼 신을 부정하지도 않으며 염세주의에
빠지지도 않아 곁에 있는 사람과 독자를 오히려 편하게 해 준다. 그가 그려낸 카툰
들을 보고 느끼기만 하면 되니까. 온 몸으로 그리는 그의 그림들은 언칼러플 하다.
그래도 괜찮다 그이 카툰은 색을 안 입혀도 생생하게 뇌리를 때려 주기 때문이다.

비와 죄수,무인도에 홀로 표류하고 있는 남자, 열이 없어도 되는 열기구는 그의 비
상을 향한 절규다. 아무리봐도 "피아니스트"는  걸작이다
임청산 교수의 말대로 만화의 최정점이 카툰이라면 카툰의 최정점은 지현곤이다
그의 작품 미쟝센에는 늘 노아의 방주가 주제로 장치돼 있다. 나보다 누군가를 꼭
구원해 줘야 한다는.

그의 작품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갖고 싶다. "도시속의 나무 한그루 같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