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가지 이야기

이이쿠라 하루다케 지음│허인순 이한정 박성태 옮김│어문학사 刊

일본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다. 질이 좋지만은 않은 어쩔 수 없는 이웃이다.
그들의 관습과 행사는 물론 곤조(根性)까지 알아야 하는 소이가 거기에 있다. 이
제 극일은 의미가 없다. 그들이 남발하는 무수한 과거사에 관한 통석(?)의 사과도
이제는 그들의 년례적이고 몰염치한 연중행사의 하나일 뿐이다.

일본인의 신사와 절은 신도와 불교가 공존하는 퓨전이다. 신도는 일본 고유의 샤
머니즘이다. 불교는 한반도에서 전파된 종교인데 신불습합神佛習合이니 본지수적
설이니 해싸며 신은 부처가 변신이니 그게 그거라는 컨버전스로 치니 참 편하다.
자그만치 팔백만명의 잡다한 신이 존재하는 나라, 일본의 전통과 내려오는 관습을
살펴보면 알지 못하던 속살도 볼 수 있는 책이다.

일본은 유난히 모방과 표절을 자기 체화한 결과물로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이 됐
다. 우리 역시 일본에게 배울 점은 쌔고 쌨다. 차제에 일본 왕실 도서관의 수석 연
구관인 이이쿠라 하루다케의 이 책은, 그들의 사고체계와 행동양식과 好惡의 습관
마져 일러 준다. 11개 장마다 붙은 역주는 일목요연한 에센스로 챙겨두면 좋겠다.

최근에 조어도 분쟁으로 인한 제 2차 청일전쟁은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전리품도 처참한 형해도 없는 자원과 경제력 시위에 그쳤지만 심심하면 간헐적으
로 벌어지는 극동 3국의 년례행사로 보면 된다. 앞으로도 또다른 형태의 영토분쟁
이 계속해서 벌어질 개연성은 하시를 막론하고 충만하다. 엉뚱한 곁가지로 흘렀지
만 이 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개 이야기가 동기부여를 제공해 준 셈이다.

우리는 덩치가 큰 나라들과 땅으로 바다로 붙어있는 이웃이다. 정치역학적이나 지
정학적으로나 또 경제적 측면 등 다방면으로 심층적 분석해 보면 위축되고 주눅이
들 정도로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만만찮은 역사, 문화
와 저력이 있어 더불어 가는 것이 상책이다. 이웃의 행사와 생활 관습마져 속속들
이 알아야 하는 소이는 마땅하다.

허긴 일본도 중국도 해괴한 3대 세습으로 웃기는 북한도 질 나쁜 이웃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