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양나연 SIAA시아 刊

사실, 요즘에 방송 작가들이 너냄없이 그 좋은자리를 내팽개치고 빠리로 로마로
유럽으로, 혹은 카미오 데 산티아고로  떠나가는 게 영 마뜩찮습니다.  국내에도
작정하고 걸어다닐 데는 수억이 거든요. 해남 윤선도 고택도 한 번 안가보고 대뜸
외래 비행기부터 타고 인천 공항을 박차는 건 여행의 사대주의가 아닌가.

각설하고,
그 유명한 만화영화 빨강머리 앤이 초록지붕 집에 도착해서 느끼는 그런 로망 때
문에 안정되고 윤택한 생활이 보장된 방송국 개그 작가의 자리를 박차고 복에 겨
워 (?) 프랑스 파리로 터전을 바꾼다는 그 발상이 젊음이의 치기인지 열정인지는
아무래도 저자의 설명이 부족하다. 어쨌거나 관광 가이드를 세컨드 잡도 아닌 본
업으로 삼아 흘쩍 떠나가는 열정적 용기는 가히 혁명적이고 사변적이다.

보란듯이 서구 유럽의 중심 프랑스 파리의 관광 가이드로 자리매김 하는 파리에
들린(憑)린 우먼이다. 그 우먼은 개그 방송작가다웁게 서사가 뛰어나다. 그네의
책은 부담도 없이 조금의 길항도 없이 술술 읽히운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
이며 글과 담백한 사진으로 프랑스의 파리를 가이드 당하게 해준다.

오르세, 르부르 센강, 꼽추가 배제된 노트르담 성당, 빈센트 반고흐 모나리자 퐁
네프 다리 에펠탑 베르사유 몽마르트 언덕 등등, 그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벌
렁벌렁 거리는 예술과 미술과 역사의 도시 파리에서 그것들을 설명해가며 그 반
대급부로 살아간다니 참 멋진 또 하나의 변태였다. 다시 돌아왔으니 다행이지만.
 
결코 낭만적이고 서정적이지만은 아닌 천리타향 이국의 현실을 겪어 나가는  그
네의 용기와 패슨과 미션은, 요즘 젊은이가 품어야 봐야할 기상이며 스펙이 아닐
까. 도전하려는 의욕조차 상실하고 무기력한 횡보를 보이지않는 것만 해도 기특
하고 갸륵하다. 오랜만에 유쾌한 기분을 내내 유지하며 읽은 파리 코칭북이였다,

파리, 양나연, 오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