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일 양국명 공저/ 청어 刊

소설, 그것도 호러 추리 스릴러물은 학창을 떠나서는 처음이지 싶다. 더구나 이런저런
문학상수상집 말고는 단행본 호러소설은 생경하다.  그만큼 흥미를 확 끌어 당기는 붉
은벽돌 무당집이였다. 납량을 목적격으로 하지 않는 공포소설 읽기는 인터넷에서 부터
쫙 퍼진 조직적 공포감을 몰고왔다.

유별난 쌍둥이 작가 양국일/양국명 들의 별난 호러 공포 추리가 썩 좋은 레토릭으로 버
물러진 소설이다.  군더더기없는 표현력이 뒤받침된 문장은 킬링타임과 납량을 동시에
즐기게 해 주기에 충분하다.  표지가 검붉은 책은 의례 무서운 분위기와 써늘함을 준다.

반전과 이외의 결과로 마감하길 좋아하는 호러 공포소설과 영화는 즐거리를 미리 알고
들어가면 재미는 반감하겠지만 사건 전개에 끌려 들어가기엔 이지하다. 책을 일기 전에
표지에 살짝 실린 시놉시스를 보고도 출렁이는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며 디테일을 읽을
수 있다면 잘 된 공포소설 이라는 반증이 되겠다. 탄탄한 문장과 문학적 서사가 주는 박
진감도 무시하지 못하게 무시무시할 수 있다니.

도입부의 스산함과 한기가 느껴지는 병실, 교복을 입은 여고생 소복을 입은 여인은 너무
진부하지만 무서운 소품들이고 장치다, 인터넷 호러 동호회원들, 깜쪽같이 사라지는 친
구, 오래된 도서관 건물에 나타난 입자 덩어리 유령 등, 공포 소설의 미쟝센은 잘 설정됐
고 미스터리를 풀려가는 과정을 쫓아가는 독자는 오싹한 전율을 프레스로 받는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것이 공포물 장르의 한계다. 더구나 비쥬얼도 없이 문자로만 전율
할 공포로 끌고 가기엔 독자들의 공포심에 대한 내성이나 스릴에 대한 면역력이 워낙 강
한 것이 공포물 독자들의 수준이며 환경이다. 이 붉은벽돌 무당집은 고도로 잘 무장단련
되어진 독자를 상대로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이끌어 간다.  할로윈, 지난 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등, 한다하는  외래 공포물 따위에 못잖은 상당히 고급한 무서움을 준다.

형제 작가의 한층 더 발전된 고도의 트릭을 띈 작품도 기대한다. 무서운 것도 나쁘잖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