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조지형 옮김│해나무 刊

 

137억 년 전(이라는 추측일 뿐이지만. .) 빅뱅에서부터 별의 출현, 원소, 태양계, 지구의
탄생, 지구 상의 생명의 탄생, 인류의 출현, 농경 그리고 근대혁명에 이르기까지 그야말
로 인류와 지구 발전의 레시피를 거시사적으로 다루는 빅 히스토리텔링을 학구적인 전
율감으로 펼친다. 새 책을 대할 때 티저로 대충 흩어보던 독서패턴도 무시하고 대뜸 몰
입하게 된다.

 

첫 장부터 지구의 빅 히스토리를 파노라마로 전개한다. 가히 그럴 것이 우주의 탄생만
한 거대 사건 즉, 빅 뱅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나. 책은 지구의 생성과 인류의 출현, 진
화 생장, 농경과 역사의 시작과 명멸 등, 모든 것들의 거대한 담론이자 빅 히스토리 텔
링 북이다. 서술은 간단명료하지만 서사는 엄청나다. 달래 빅 히스토리라 이름 했을까.

 

시시콜콜 국지적인 지역의 사건에 대한 연대기나 외워싸는, 미시사적인 역사를 말하는
게 아니고. 천체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듯 우주와 생명, 인간의 시원에 대한 포괄적이고
도 융합적인 학문이 곧 빅 히스토리 분야로다. 바야흐로 빌 게이츠도 온라인 교육과정
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보편적인 지식 추구인들이 바라마지 않는, 귀
찮지 않는, 거대사적 학문의 장르가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란다.

 

역사는 중의적 해석의 파장이 큰 학문이다. 한 쪽만 보거나 좁게 미시사적으로 들여다
보는 협소한 학문은 저리 가라다. 1초에 숫자 하나씩만 세어도 438년이나 걸린다는 1
37억 년의 우주를 무슨 수로 감당하겠는가, 간결하고 명쾌한 설명으로도 한 권에 담을
수 있는 거시사적인 안목과, 틀(framework)을 구축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다.

 

빅 히스토리 용어를 처음으로 만든 저자가, 세계사의 변방인 한국의 충주에 와서 최초
로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심체요절' 을 소개하는 것은 뿌듯하고 당연하다. 직지심체
요절이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인쇄기를 발명한 때보다 78년이나 앞선다는 사실은 인
류 문명발전의 획기적인 한 축을 세운 빅 이벤트로 역시 책에서 거론한 코페리니쿠스
급 역사적 사건이 아닌가.

 

빌 게이츠도 독자도 잔뜩 들(憑)려버린 빅 히스토리는 우주, 지구, 생명, 역사, 심지어는
경제, 천문, 혁명, 근대를 넘어서서 미래를 아우르는 융합이며 총합에 다름 아니다.  그
웅장한 주제에 혹해서 급급해 읽는다. 주제가 워낙 우주적이지 않나. 빅 히스토리잖나.

빅히스토리, 빌게이츠, 직지심체요절, 코페리니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