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스케치 노트                               

장 프랑수아 갈미슈 지음 · 이주영 옮김 · 진선아트북 刊

 

늘 피렌체의 랜드마크인 브루넬루스키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돔을 보면서 경
탄을 금하지 못하던 차에,  이처럼 이름이 자자한 건축물을 통해서 경이로운 문화 유적
과 역사마져 챙겨볼 수 있는 건축 스케치 노트가 도래했다. 회화, 조각과 함께 3대 조형
예술인 건축에 대한 기초 지식과 건축 자재, 건축 미학을 익히는 데에 물실호기인 건축
스케치 노트다. 앞, 뒤 표지까지 허투루 지면을 허비하지 않는 것에 신뢰가 간다

 

뭣보다 이 스케치 노트에는 철두철미 한 장의 사진도 없다.  스케치와 실물사진을 비교
해 보기 위해서라도 기대(?)를 했지만 사진은 없다.  그야말로 스케치를 위한 스케치 노
트일 뿐이다. 가령, 맨 뒷장에서 뒤표지 부분에 걸친 원근법 설명은 인상적이며 텍스트
로서 매우 중요하다. 건축 스케치 노트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구사와 스케
치 아카이브로 보기에도 아름답다, 그러고 즐겁고.

 

시간의 흔적이 깃든 건축물과 도시는 역사의 팩트를 반추하고, 그 시대를 추정할 수 있
는 시그널로서 스케치 대상으로는 최고의 피사체가 아닌가. 성당의 기와 벽돌 돌 등 건
축 자재를 표현하는 색깔들은 보통 유익한 정보가 아니다(51p). 스케치의 요령인즉슨,
기본적인 사각형과 대각선을 이용해 기하학적 구조를 분석해 내는 것이다(39p). 눈썰미
미스 아이가 연필을 들고 뭘 재는 것이(29p) 퍼팅 시 잔디의 가파름을 재는 것쯤으로 알
았었는 데, 천만에 수평선을 재는 원근법의 기본이란다(책 맨 끝).

 

저자는 일본취향이거나 우키요에에 자극받은 인상주의를 탁해서인지 일본 스케치는 꽤
나 많다. 기요미즈테라, 미야지마 도리이 등 일본과 쿠바 산티아고, 프랑스 파리, 화학무
기로 국제적 비난을 받는 시리아의 알레포 다마수쿠스 일대에 널려 있는 로마제국의 배
흘림 기둥과 돔 천장은 있어도 한국은 없다.  저자가 세계문화유산 종묘에도 한 번쯤 와
봤다면 惑해서 스케치북 몇 권쯤은 족히 채워 갔을 게 뻔하다. 몹시 아쉬운 부분이다.

 

건축학도 뿐만 아니라 일반 기호가들도 롱텀으로 두고 보면 볼수록 건축 여행, 도시미학
적 유쾌함을 배가시킬 건축 스케치 노트다. 그까짓 디지털 뭉치인 갤럭시 노트에 비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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