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채소                                      

송광일 지음│정림 Life 刊

 

지난 달 해마다 담그는 매실 원액을 떴다. 한 통은 마트에서 또 한 통은 풍기 소백산에
서 채취해서 보내준 산에서 자생한 매실로 담근 것이다. 두 개를 비교우위적 측면에서
시음해 보니, 후자가 더 그윽하고 자연의 향이 물씬 풍겼다.  해서 전자는 아이들 주고
후자는 우리 부부가 먹기로 했다. 비료도 농약도 퇴비도 없는 자연재배의 효능을 실감
했기에 이 기적의 채소가 주는 가이드는 남다르다.

 

채소가 몸에 여러모로 좋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채소만 달랑 먹기가 힘들다
는 것도 다들 안다. 채소에 고기를 싸 먹던지 고기 틈새에 끼워 먹는 다는 것이 채소의
최대 약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채소 없이는 건강의 균형은 물론이고 인간성마져 삭막
해진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어떻게 채소가 베푸는 기적에 동참할 수 있을
까 하는 어젠다를 품고 이 책에 대드는 게 편하리라.

 

답부터 이야기 하라면 자연재배겠다.  화학비료는 물론이고 농약도 제초제도 심지어는
퇴비조차 쓰지 않는 먹거리를 혁명이라고 할만 하지만 문제는 그러고도 싱싱하고 건강
한 식재료를 생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불식할 수 있는가. 이 프로블렘을 저자 송광일
교수가 자연재배라는 인수로 인수분해 하듯 푼다. 농학박사에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의
현장교수로서 '농업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호를 제자들이 부여할 정도로 올곧이 자연재
배를 연구하고 직접 농사를 짓는다.

 

저자는 자연재배를 인삼과 산삼의 가치로 극명하게 그리고 심플하게 정의해 버린다. 즉
인삼은 사람이 비료와 퇴비로 키우지만 산삼은 자연에서 서서히 자라 주름 많고 거칠다
는 설명이다. 그 가치적 측면에서 차이는 가격적이나 성분적이나 엄청난 것이다라는.
듣느니 처음인 고전압 식품도 맥락이 같다. 고혈압은 나쁘지만 고전압 식품은 유익하다.
저전압은 인체 세포를 비만으로 만든다는 대목에서 비만의 경계선상에 있는 독자를 긴
장하게 만든다.

 

허긴, 인류가 수렵시대에서 농경시대로 진입할 때에 최초의 농사는 자연재배가 아니였
을까. 씨나 받아서 땅에 묻는 원시농경은 자연재배 뿐이 더 있었겠나.  우리네 생각에는
지극히 당연한 회귀일 뿐인대도 기적의 채소라는 소릴 듣는다니 금석지감이다.  물질은
진보하고 건강한 먹거리는 상실돼가는 시대에 일용할 양식이 되는 채소는 송광일 교수
같은 메시아적인 분들 때문에 채식주의로의 LTE 변화에도 모멘텀을 얻는게 아닐까.

기적의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