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술에 홀리다                              

하진희 지음│인문산책 刊

 

그렇다. 서양미술이 판치는 세태에 인도미술은 생경하다. 학교 때 피상적으로 배우기를
'간다라 미술' 양식은 삼국시대 불상의 원형이라는 정도였잖는가. 인도미술사학자인 저
자가 오랜동안 수집해온 인도 민예품과 오브제를 같이 들여다 보며 새로운 미술세계에
홀려 들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미술 책이다.

 

인도미술의 흐름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의 결과로 헤레니즘이 서세
동점의 원류로 한 가닥을 잡는다.  그리스 신화 속의 헤라클레스가 한국의 산간 마다에
자리한 절의 입구에 맨앞을 지키는 사천왕으로 변이한 과정도 흝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대뜸 책을 펴든다, 그리고 신의 나라로 이내 몰입한다.

 

인도 미술이든 한국 미술이든 서양 미술의 변방인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인도 미
술사학자라는 저자의 직함이 생경스럽긴 하나,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과 인도 국립 대
학교 비스바바라티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거듭 취득한 재원이다.

 

그녀 역시 인도 미슬에 홀려 20년 간을 인도를 드마들며 2000여 점의 인도 미술품들을
수집했으니 거의 천착 수준이다. 회화는 물론이고 테라코타와 금속공예, 섬유공예, 목공
예, 석공예 등이 나열돼 미향을 뽐내니 눈이 호사롭다. 미술이란 곧 보는 것이니 그녀의
인도 미술 쪽 필모그래피도 되게 많다. 인도미술에 홀릴 수 있는 모티브를 주는 저자다.

 

그전에 깃발 따라 타지마할을 본적이 있었다. 석양 무렵이라 자연과 썩 잘 어울리는 풍
광으로만 지나쳤던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였는 데, 이 책이 말하는 타지마할의 디테
일은 실로 감동적이다. 대리석 상감 기법과 모자이크는 그로테스크하지만 가히 예술의
정수라 하겠다. 타지마할은 왕비의 무덤이라는 보편적인 상식에서 예술적 안목을 키웠
다 키워~! 익숙하게 들어 왔던 시바는 파괴의 신이란다.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이 아니
라 힌두교 3신 중에 세번 째 서열이라는 사실도. 

 

매 장마다 인도 고유의 미술품들이 가득차 있어 문화의 광채가 나는 책이다. 미술 책도
패셔너블하면 그지 없이 좋다. 동가홍상이라던가 다시 말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촘
촘하지만 풍요로운 색채감의 비주얼들이 짜릿할 정도로 경쾌하다. 책장이 좋아라 한다.

인도미술에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