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피에르 뒤캉 지음│배영란 옮김│사공 刊

 

책 제목이 자칫 선정적이거나 외설적으로 들리기 십상이지만 의사이며 영양학자인 저
자의 논리적인 서사가 외려 과학적이다. 에둘러 이야기할 것 없이 적당히 살이 통통한
여성의 몸매는 남자의 리비도libido를 본능적으로 촉발한다는 책의 주제다. 학문을 빌
려 우아하고 고급하게 다루지만 그 얘기가 아닌가 싶ㅎ다.

 

한 때 배배 꼬이듯 말라 비툴어진 거식증세를 보이는 모델들이 판 치던 시절이 있었지
만 절대로 관능적이지 않았음은 뭇 사내들은 다 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의 육
덕은 미덕이다. 하다못해 마늘도 육쪽이고 새우젓도 육젓을 최상품으로 치고,  산도 악
산보다는 육산의 부드러움이 운치를 더하지 않는가. 이 책은 뭐라 하나 들어본즉슨,

 

생물학적 성별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며 그 차이에 따라 서로 자연스럽게 끌어 당기
는 힘이 여자의 통통함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시베리아 벌판에서 엘크가 산악에서 산
양들이 통통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서 벌이는 치열한 숫컷의 싸움이 다 이유가 있다.
적자생존이라고 품위있게 얘기할 뿐이지 루저looser의 비애는 인간계나 동물계나 매
일반이다. 통통한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대표적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발로라고
저자는 서두부터 깔고 들어간다.

 

저자 피에르 뒤캉은 관능적이고 육감적인, 여자를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를 생물학
적으로 파헤친다. 종족 보존의 본능적인 이유로 통통한 여자가 남자를 유혹(인) 한다는
연구결과를 세 폭의 큰 주제로 풀어낸 조각보에 다름 아니다. 어느 쪼다가 앙상한 몸매
를 가진 여자를 좋아 한다고 말했던가. 뉘라서 뼈다귀만 앙상한 유명 모델인들 품고 싶
겠는가. 생물학적이나 미학적인 측면이나 다 웃기는 소리다.

 

지상에서 유일하게 정면에서 마주 보며 사랑을 나누는 암컷으로 진화했다는 대목은 소
름이 끼칠 정도로 핵심을 꿴다.  통통하고 풍만하고 관능적인 곡선형 여성의 몸은 창조
와 진화의 결과물이다. 보티첼리 티치아노 등 르네상스 화가들의 비너스들은 배와 허리
주변이 약간 통통하다. S 라인은 커녕 다산이 여성의 미덕이던 시대의 미적관념은 현대
에도 궤를 같이 한다. 포동포동한 여자의 몸매는 숫컥의 원초적인 종족 보존 본능을 자
극하기 위해서라는 저자의 말에,

 

루키즘Lookism 시대에도 통통한 여성은 최고의 경쟁력이며 건강하고 포동포동한 몸이
가장 극명한 여성성의 펀더멘탈이며 또한 아름답다는 독자의 미학적 생각과 일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