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플라비우 페르라로 · 부르크하르트 슈베제 지음│안혜영 옮김│마로니에북스 刊

 

아득한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획기적인 역사의 순간을 예술가의 작품으로 구현해 보는
그야말로 눈이 호사를 누릴 명화와 역사의 콜레보레이션 책이다.  세계사의 고비마다
의 기록을 명화라는 디오라마로 조감해 본다는 것은 역사 좋아하고 그림 좋아하는 독
자들에게 금상첨화다. 세계사 공부와 예술적 안목을 동시에 키울 수 있어 저돌적으로
대든다. 좋으니까.

 

지금처럼 기록적 측면으로의 사진 같은 것은 꿈꾸지도 못하던 시대, 기원전 18세기 함
무라비 법전의 선포로부터 카메라 기술이 본격적으로 절정이던 시기의 베를린 장벽의
붕괴까지 다뤘다. 회화 조각 건축을 망라해 역사를 학습시켜준다. 이 책은 세계사 130
여 개의 사건을 명화로 풀어낸 조형예술의 조각보다.  커다란 판형이 압도적이라 미술
적 열락감이 되게 좋다~

 

원본 그림의 화면에서 패치된 조각보를 하나씩 떼어내 팝업창을 띄워 디테일한 설명을
덧붙혀주는 방식은 새롭다. 역사를 인수분해 방식으로 부연 설명해서 고급한 비주얼로
고전과 인문주의적 지식을 축적시켜 준다. 마치 3D 화면처럼 입체감도 돋보인다.  마로
니에북스의 세계 명화 속 ** 읽기 시리즈는 역사와 예술의 함수관계를 조망하는 교육적
효과도 뚜렸하다. 독서에도 헤드 뱅잉이 가능한 책이 있게 마련이다.

 

이 명화첩은 역사를 오직 명화로 말할 뿐이다. 명화로 히스토리텔링이 될 뿐더러 역사
를 습득하는 폭이 넓어진다. 명화를 보며 감탄하며 자연스레 역사를 추이하니 과히 트
라우마(?) 효과가 크다.  역사적 사건의 배경과 인물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지만 요점을
챙겨주어 잊어버릴 일은 없겠다. 게다가 미술적 안목과 소양도 기르고 역사 공부도 해
결되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역사를 익히는 어메이징한 방법론을 가르쳐 주기도 했고.

 

루벤스 고야 마네 샤갈 뭉크 등 쟁쟁한 화가들과 현대 팝아트의 선구인 앤디 워홀까지
미술가들이 해석한 역사도 명화의 범주에서 빛난다. 한창 기세를 높이는 전자 책이 아
닌 오브제 책도 리액션이 몇 번씩이나 가능한 것이 몇 개나 되던가.  명화와 역사의 협
업인 이 책을 아무쪼록 책장에 빌트인built in해야 될 성 싶ㅎ다. 까탈스런 독자의 책장
도 뿌듯해 하니까. 그래서 또 좋다.

세계명화속역사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