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하야시 야스히꼬 지음│홍성민 옮김│작은 씨앗 刊

 

역사를 들여다 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만약IF에 이랬더라면 결과를 바꿔보는 것 만큼
허망한 것은 없다. 기왕에 승패가 갈려진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
꿨다는 가설은 흥미와 학습이 되긴 하겠다. 역사적 사실을 마케팅 기법의 일환인 프레
젠테이션 기법으로 브리핑 받는 것도 역사의 학습효과겠다.

 

트리스토퍼 콜럼부스는 이탈리아 제노바 즉 외국인 신분으로서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의 궁전에서 대서양을 서쪽으로 쭉~ 항해하면 황금의 나라 지팡구에 도달한다고 열정
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막대한 후원을 받아내고야 만다. 저자는 팔리는 기획의 진수라
고 첫 번째 케이스로 치켜든다. 오늘날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는지는 몰랐는대도.

 

오다 노부나가의 혼노지 참변으로 인한 전국시대의 세력전이(power shift)에 매끄럽게
쟁취한 히데요시는 당시에 절대 강자는 아니였지만 주군에 대한 의리와 주군의 정통의
혈통을 내서워 기민한 군사작전으로 기선을 제압한다.  꼬붕에서 오야지로 환골탈태한
그의 승리는 화이부동은 아니였고 동물적 감각과 술책으로 이뤄진 정권교체였다. 그것
이 훗날 조선 반도를 침공하는 불행과 비극의 시작이라는 게 되게 아이러니하다 역사라
는 게.

 

저자가 사례로 든 역사를 움직일 정도의 프레젠테이션은 콜럼부스와 쿠베르탕 남작과
하시바 히데요시 그리고 또 일본인 다이코쿠야 고다유의 경우를 들었다, 일본인 저자
인 만큼 전략적인 사례를 챙긴 것이리라, 솔직히 일반 독자에게 고다유는 전혀 몰라라
하는 인물이기에.  그러나 그의 난파는 러시아와 일본의 교역 환경을 성사시키는 배경
이 되는 것으로 콜럼부스와 맥락이 같다. 상대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불굴의 설득력
은 곧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저자의 독자를 향한 프레젠테이션이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의 꽃이랄 수 있는 대통령 선거가 12월로 다가왔으니
온 나라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세명의 후보가 이미 정립돼 삼국지를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엇그제 여당 박근혜 후보는 줄기차게 도리질 치던 독재자 아버지의 공과에
대해서 확 다른 역사인식으로 프롬모터를 보고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진정성이 결여
된 만큼 기대치에 미달하는 효과가 나왔다, 때를 놓친 프레젠테이션은 별 거 아니라는
뼈 아픈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