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캔들 2                                 

장 피에르 윈터 알렉상드라 파브르 지음│김희경 옮김│이숲 刊

 

저자가 뜻밖에도 프로이트파의 정신분석학자다. 게다가 공동 저자 한 사람은 미술사를
전공한 저널리스트다. 두 사람의 콜레보레이션으로 명작이 왜 불휴의 명작인가를 따져
보는 명화 감상의 지적 유람 책이다.  명작 탄생의 비하인드 스캔들과 감상자의 숨겨진
정신분석학적 접근으로 왜 꼭 사후에 뒤늦게서야 빛을 보는지를 추적 분석한다니 지적
호기심도 발동한다.

 

명작의 품은 스캔들과 비하인드 스토리도 명작스럽다. 명작이 되려니 그런가보다. 명작
이 뿜어내는 파생상품적 가치에는 시대적 역사와 엄청난 지식의 습득이라는 측면에 있
어서도 메가톤급이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은 우리가 세상을 태어날 때 통과한 곳을
바라보라고 들이댊으로 보는 이를 비정성적인 도착倒錯증에서 예술적 경지로 아슬아슬
하지만 안전하게 도착到着 시킨다. 혐오감은 무슨, 그야말로 명작이 주는 카타르시스다.

 

전 편에 이어 퍼레이드로 명작 감상의 향연을 누린다. 일반 대중에게 베푸는 명작의 향
기를 흠향케해 주니 이또한 사치 or 호사가 아닌가. 명작에 배인 비하인드 스토리와 에
피소드와 수난사(?)등을 프레스코 기법으로 독자에게 각인해준다.  수록된 30편의 명작
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제각각이지만 해피하기 매마찬가지다. 전 편에 이어서 불어 전문
번역가로 호가 난 김희경의 깔끔한 번역은 긴 수사학적 노동의 결과물이다.   독자에게
독해학적 노동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돌체 스틸 노보'가 되는 명작 읽기가 이지
하다. 역시 구관이 명관也.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나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극명한 차이가 나는 분의기지만 감
동을 주는 공통분모는 명작이기때문이다.  벨라스케스가 그린 에스파냐 펠리페 4세 궁
정의 '시녀들' 은 고야, 마네와 달리에 의해, 심지어 피카소도 리메이크할 정도로 유명하
지만 프로이트가 꿈에서의 표현 가능성을 들이대고 미셸 푸코와 라캉도 정신의 인과성
과 사고의 공백성도 거론되어지니 독자에게는 그럴듯 하지만 명작의 세계는 복잡하다.

 

그럴지라도, 맛있는 사탕을 아껴 먹던 유년기 버룻이 상존하는 독자는 맛있는 책도 닳을
세라 아껴 읽는 정독의 묘미를 만끽한다. 느슨하게 읽으며 셰되브르(347쪽)가 주는 세례
를 받는다. 심심할 때, 지적 추구와 예술적 호기심이 심하게 당길 때, 명작을 감상하고 싶
을 때 랜덤으로 펼쳐도 명작의 비주얼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만큼 책장 맨 앞에 꽂아
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