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세계사                                      

베아트리스 호헤네거 지음│조미라 · 김라현 지음│열린세상 刊

 

차의 유래가 5000년이라니 차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한 잔 차
의 정치적 문화적 유래를 살펴보고 차 한잔에 담긴 역사와 문화, 차가 빌미가 되어 벌어
진 아편전쟁과 미국 독립전쟁까지 히스토리도 차 한잔에서 찾아낼 수 있다. 기분 더러운
건, 센노 리큐로 대표되는 일본 다도를 이야기하면서 사루 풍신수길 이름을 듣는 것이다.

 

건전한 문화 생활이나 지적이고 우아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향유하기 위한 소장가치가 충
분하다. 한 번쯤 읽고 내팽개쳐두는 책이 일상이지만 이 책만은 롱텀으로 들춰 읽기를 적
극적으로 권한다. 차 한잔 마시며 차에 얽힌 역사를 반추하는 건 멋드러진 일상이 아닌가.
모처럼 차와 차문화를 통해 동세서점의 형국을 살펴 본다. 이젠 모든 분야에서 동세서점
의 시대가 도래 했다, IT도 경제적 볼륨도 한류도. 

 

끽다의 내력을 체계적으로 짚어 보는 책이며 일본과 중국은 물론이고 실론차도 다루면서
한국 차는 언급 조차 없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저자가 구닥다리거나 편식성이 심한가.
허긴 한국의 역사가 세계사 측면에서 워낙 미미한 것도 사실이잖나.  센노 리큐가 조선의
고졸한 다완茶碗(을 질박한 일본 자기라 했다)에 흠뻑 빠져 절제된 다도의 미학을 추구한
것도 사실이잖나. 근래에 이르러 한류가 분다지만 그래도 서운한 노릇이다.

 

어느 음악 교수가 '온 세상에서 쉴 곳을 찾았으나, 음악이 흐르는 침묵보다 더 나은 것은
없었다' 는 말에 하나 더 보태어 좋아하는 역사를 고명으로 얹은 책을 보는 건 호강이다.
책 좋아하는 이들의 공통분모적인 문화눈 바로 끽다喫茶에서 찾기로 한다. 책과 차와 음
악은 新三絶이다. 문화생활의 첩경은 차를 마시며 책 보며 사색에 잠기는 여유로움의 묘.

 

차를 마시며 윤택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양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 가치추구다.
꼭 귀족 취향이 아니드래도 차는 영혼을 맑게한다는데 추호의 이론이 없단 말이시.  끽독
과 끽차는 상호보완적이다. 모처럼 내용도 장정도 수려한 '차의 세계사'를 곁에 두고 지적
갈증을 해갈하는 차의 또 다른 다구로 삼아야겠지.

차의세계사, 센노리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