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한자                       

안재윤·김고은 지음│어바웃어북 刊

 

한문은 누구 못잖게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어휘구사력에 조급함을 느
끼며 점점 볼입한다.  하루가 시작하는 아침에 한 단어씩 한 구절씩 한 개의 사자성어를
배우고 익히면 그 게 바로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라. 이 아니 좋을소냐.

 

각급 학생들에게 한문과 한문학을 안가르쳐서 인성과 지식수준이 많이 낙후되었다고 생
각한다. 한문 교육이 전무한 트라우마로 학교폭력을 들 수 있겠다. 근래에 횡행하는 학교
폭력의 폐단은 한문이 주는 인격을 배제한 채 전개된 첨예한 디지털로 인한 편식성 상처
를 입고 겪는 문맹적 장애에 다름 아니겠는가 싶ㅎ다.

 

그만큼 한문은 중차대한 지식 배양의 펀더멘탈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뜻있는 분들의 자각
으로 하루에 한문 한 자라도 깨우치려고 이 책을 벗삼키로 한다. 고단하도 팍팍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혜안을 얻자는 것이다. 한문을 알고 터득하면 그 게 곧 선비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표의문자의 대표선수인 한자는 우리네 한글처럼 연동해서 발음하며 인식하는 게
아니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한자는 우선 외우고 봐야한다.  이 책에는 한자를 이루는 획
의 조합을 들어 설명한다. 믿을 信 은 사람人 이 하는 말言로서 人+言의 조합이니 믿을
수 있다는 방식이다. 한문은 알고리듬algorithm 의 문자가 틀림 없을렸다. 손쉽게 이해가
되지만 人 과 言을 기초로 먼저 배워야 한다는.
 
획수가 많아질 수록 뜻이 복잡하고 理解難하지만 알고보면 후련해지도록 설명하는 저자
들, 안재윤과 김고은은 주제넘고 뜬금 없다. 전자는 서울대 대학원까지 다닌 수재로 멀티
플 학문을 추구하며. 후자는 무사독학으로 사서삼경을 섭렵하고 이윽고 동양상고사와 한
의학, 동양철학과 문자학까지 손대며 급기야 강호의 고수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독자의 궤상 귀퉁이에 비치해놓고 수시로 랜덤하게 뒤져보며 아는 한문은 아는대로 굳히
고 몰랐던 옛글과 사자성어와 아포리즘은 새로이 익혀서 溫故而知新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