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애미친                                      

풀과별 지음│문화발전 刊

 

산은 미칠만 하다. 산은 주는 게 많다. 산에는 계절의 변화무쌍함과 세월의 무상함이
동시 패션으로 요란하지만 묵묵하다.  그 산에 올라갈 수 있는 건강을 소유한 사람은
진정코 복받은 인생이다. 산이 주는 혜택은 많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는 상생의
장소지만 만용과 탐욕에 의한 사고에는 일체의 톨레랑스가 없는 산을 좋아하고 밝히
는 사람들을 위한 산에 미친 문화비평가 풀과 별의 메세지다.

 

산에 산에 의해서 산을 위한 산행은 슬로우 푸드와 마찬가지로 산을 음미하며 인생을
구가하는 슬로우 산행을 주창하는 저자의 산행 철학에 동의한다. 운동과 정신 세계의
디톡스 측면에서 산을 오르면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셈이다.  그밖에 미쳐 모르는 산
보산행의 디테일을,  저자는 15년 동안 토요산행만 줄잡아도 800회를 넘는 답사로 풍
부한 경험을 일러주는 산(生, 山) 책이다.

 

저자는 50 이후에 산에 다녔단다. 골골하는 육신으로 독자의 경우와 똑같이 청계산 옥
녀봉을 힘들 게 초등하면서 산에 미쳐가기 시작했다는 머릿말이 십분 이해되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 시작은 초라하고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는 구절이 이런 경우
에 쓰면 잘 어울린다. 산행이든 천천히 가는 산보든 기초 체력은 산이 셀프로 주더라는.

 

저자의 다 맞는 내러티브 중에도 4S부분은 특히나 더욱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즉 스토
리story가 엮여지는 느낌을, 그리고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는 스터디study가 있어야겠고,
그리고 느리게slow 걷는 산행이어야 한다는 것과 무턱대고 큰산보다는 작은산small 에
서 고즈넉함을 도모하는 것도 의의가 크다는 수사에 동감한다.

 

산보산행은 평생 산행을 즐기는 운동이다. 단체로 공동목적지를 산행할 때에 덕목도 지
침으로 남기려는 저자는 그 흔한 산악회라는 명칭은 지양하고 굳이 산보山步라고 우긴
다. 물론 일본 말로 소풍을 의미하는 산뽀우散步와는 차별화되는 개념이며 타당하겠다.

산을 좋아한다기보다 건강한 육신과 건전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데 적격인 산에갈 때
는 반드시 책을 랜덤하게 펼쳐서 한 대목이라도 읽어보길 적극 권한다. 다 맞는 말이니.

작은 산 쉬엄쉬엄, 정든 땅 구석구석, 때마침 많이도 내린 눈쌓인 겨울 수묵화를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