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상처를 말하다                   

심상용 지음│SIGONGART 刊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 그 방면의 일가를 이룬 예술인의 뒤안길에는 상처가 있었다. 그
상처가 주는 아픔의 결정체가 위대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펀더멘탈이라는 저자의 말
에 동의하면서 보는 게 원칙이다. 독서에도 원칙은 있게 마련이다.

 

생전에 현실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야말로
예술적이고 가슴 뛰게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상처 입은 여성 아티스트로는 단연코 프
리다 칼로를 빼고는 이야기가 안되며 그네의 작품세계는 늘 선혈이 낭자해 섬뜩해진다.
예술의 펀더멘탈은 꼭 처절한 아픔이 동반되야 하는지.

 

뭐라든 이 책은 카미유 클로델을 위한 책이지 싶ㅎ다. 로댕의 그늘에서 몸도 마음도 인
생도 다 바치고 백안시된다. 로댕에게 카미유는 숱한 엽색 행각의 섹스 상대 여성 중에
한 명이며 예술 활동의 결정적 조수일 뿐, 진정성도 없는 상태다. 카미유는 자신이 로댕
의 유일한 여인이기를 바라는 바보였다. 로댕의 성공은 카미유의 실패였다. 카미유에겐
'지옥의 문La Porte de l’Enfer'이였고 로댕은 섹스만 '생각하는 사람Le Pensur'이였거늘.
카미유 상처의 결정판인 청동조상인 '성숙'이 로댕 미술관에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참~

 

고흐는 정신적인 고통을 안고 그렸기에 우리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그의 치
열한 정신적 고뇌를 담보로 그려졌다. 그가 오로지 구원의 대상으로 그림에 몰입했기에
노란색, 소용돌이와 하늘을 찌르는 사이프러스 나무에 정신적 고통을 함의시킨 것 같다.

 

책이 예쁘다. 돼지 얼굴보고 잡아 먹는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동가홍상이랍시고 예쁘면
좋은 거다. 그럴지라도 반드시 아파야만 치열한 예술혼이 발휘되는 건 바람직하잖타~!

예술상처를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