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고전                                    
박상하 지음│북씽 刊

 

현대에 사는 호모 사피엔스는 대체로 마음의 감기가 걸린 채 살아간다. 뾰족히 치유할 처방
도 없이 앓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주옥같은 고전의 치유력으로 삶을 윤택하게 가꾸
고 지친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라는 책이 도래했다.  어차피 동안거에도 못들어 가는 중생들
에게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편지를 뭉텅이로 받아 보는 책이다.

 

저자는 행복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버릴 수밖에 없단다. 되게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말이다.
마음이 편안하면 행복하고, 마음이 불편하면 질곡인 험난하고 냉정한 세태에서 잠자기 전에
오늘을 반추하고 늘 지쳐버리는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쓰라는 저자는,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했으며 허균문학상으로 문단에 론칭한다. 몇편의 장편과
몇 편의 필노그래피로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을 받을 정도로 글을 부리는 솜씨가 뛰어났다.
저자는 산새소이가 청아하고 낭난한 집뒷산 오솔길을 홀로 거닐며 명상하는 호사를 누린다.
그 결과로 잠들기 전에 읽는 명상 고전으로 매 편지 끝마다 사자성어를 동원해 휘니쉬 블로
어를 날려 댄다.

 

잠들기 전의 조용함은 명상을 하기에 적당히 고독한 시간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편리한
해악도 정지되는 그런 고독의 미학을 음미하는 시간에 잘 쓰여진 편지 서른 두 통을 받는다.
명상은 외롭지는 않으나 반드시 고독해야 가능하니까 스마트 미디어가 뿜어내는 정보의 홍
수에서 벗어나 홀로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그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편지들.

 

현대인은 우울하다. 어제도 오늘도 우울의 덫에 갇혀 더 우울해지고 하루하루 작아져 간다.
그 때에, 우산지목상미의 牛山之木嘗美矣 라는 고전 한마듸를 되뇌어 보잔다. 즉 우산의 숲
은 일찌기 아름다웠다. 세상에 아름답게 태워나지 않은 사람이란 없으니, 언제까지 머물러
낭비만 할 텐가. 한 번뿐인 인생을 너무 우울해하지 말라는 식의 진화된 멘토링이다.

 

나홀로 고독할 때에 행복한 친구의 전화를 끊고 나면 다시 홀로라는 생각으로 더 고독해진
다. 이럴 때에 장자의 무용지유용無用之有用이라는 고사를 대입하라. 즉 쓸모 없는 것이 실
은 가장 쓸모가 있다는 것으로 차라리 홀로된 평온을 즐기라는 것이다. 그 시간에 상상력으
로 창의력을 솟구치게 하면 되잖나.  가끔은 세례를 받는 기분이 드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