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휴와 침묵의제국                        

이덕일 지음 다산초당 刊

 

조선왕조의 기록문화는 가히 세계적이며 독보적이다. 오죽하면 세계기록문화유산 투성
일까.  일찌기 직지심체요절, 해인사 팔만대장경,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궤를 같이 하는
민족의 기록 DNA와 속성은 급기야는 역사학자 이덕일 교수에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는
가 보다. 그 장대하고 유규한 역사기록물 속에서 마이너리티로 묻혀진 윤휴의 재발굴은
이덕일 교수의 숙명적인 의무일진저. 게다가 역사를 마케팅 영역으로 이끌어 내는 솜씨
라니.

 

주희에 매몰된 주자학의 탈레반인 서인의 거두 송시열에 의해 사문난적으로 몰려 숙청
되는 남인 윤휴 또한 유교적 가치에 빠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근본주의자였다, 그들의
완고함은 콩크리트적 경직으로 상호 관용 없이 맞딱뜨리면 영락 없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깟 상복을 입는 기한이 아무려면 어째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올 오아 낫씽의 싸움질
을 할 수 있었는지, 제아무리 시대와 가치가 다른 후학의 기분은 답답하고 영 언잖타.

 

면면히 이어지는 문약함으로 그 끔찍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지 한소끔도 안지나
서 정신을 못차리고 결국은 망국으로 치닫는 조선사회의 주자학 폐해는 재앙에 다름 아
니다. 동방예의지국은 무신 얼어죽을. . . 해방전후의 이념 투쟁으로 맥락이 이어지는 걸
볼라치면 한심하고 지독한 후유증이다. 어쨌거나 역사는 변치않는 사실로서 교훈으로 남
는 순기능이 있고 이덕일 교수에 의해 재건축되는 양상으로 지적 호기심을 만끽한다.

 

양의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기득권이 득세하는 사회는 경색되기 마련이고 굴러온 돌의
입지는 전혀 없다, 소중화를 자처하며 도덕군자然 해도 기득권을 지키는 데에는 제로 톨
레랑스로 윤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알량한 기득권이 세습되어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
날의 정치와 경제계는 물론, 주류 강단사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불상사를 어째야 하나.

 

저자 이덕일 교수는 두말 할 것도 없는 흥행성이 보장되는, 히스토리 텔링 솜씨가 빼어난
히스토리테이너다. 기왕의 그의 역사관계 필모그래피는 숱하게 많아 다 헤아리기가 쉽지
를 않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의 후속작으로 보아도 될 연속극같은 역작이었다.

 

걸출한 히스토리 텔러History teller의 역사 속의 아웃사이더 탐구는 주욱 이어질 것으로
乞 기대한다. 역사도 학수고대할 정도의 재미도 곁들여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윤휴, 송시열, 예송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