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                

패트릭 헌트 지음 김형근 옮김 오늘의책 刊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다시 써야만할 획기적이고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들을 영국 왕립
지학회 회원이며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고전 문학을 강의하는 저자 패트릭 헌
트가 선정해서 서술한 흥미진진한 책이다. 고고학이 최대치로 발전한 18세기 중반~20
세기말 사이에 이루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훌륭한 고고학적 발견인 10가지를
추려서 다루어 낸다.

저자가 베스트 10 으로 꼽은, 역사를 다시 쓸 정도의 대사건적인 고고학적 발견은 동의
하지만 우리나라의 무령왕릉, 경주 서봉총 등의 획기적인 고고학적 발굴은 노미네이트
조차 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정도
로 찬란한 고고학적 발굴의 재조명은 역사학도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사해문서는
기독교 문화권이 아닌 우리네 정서로서는 흔쾌히 동의하기 어려워 제껴 놓고야 만다.

달랑 하나 뿐인 진시황릉 발굴을 빼고는 서양역사의 근간을 이루는 고고학적 발견들은
불만을 불식시킬 대단한 것들이긴 하다. 로제타스톤은 이집트의 나일강 삼각주에서 나
폴레옹 휘하의 일개 장교가 진지를 구축하다 우연히 발견한 고고학적 사건이다. 로제타
스톤은 기원전 196 년에 세워진 비석으로 세가지 언어로 새겨져 여태까지 고대 역사지
식을 발칵 뒤집어 놓은 미증유의 획기적인 발견이다.

분서갱유로 땅에 파묻길 좋아하는 진시황은 자신의 병사들을 자신의 무덤에 파묻어 놓
은 것으로 그를 다시 부각시켰다.  대단한 발견들은 우연히 이루어지기 마련인가. 중국
의 광활한 땅에서 대가뭄에 지친 농부의 우물을 파는 곡괭이질에서 쨍그렁 발견되었을
뿐이지만, 2200년 전의 진시황을 다시 역사의 전면에 내세운 또 하나의 미증유의 대발
견이였고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 진나라Qin의 테라코타 병사들의 대행진이였다.

그밖에 잃어버린 문명들을 발굴해 기왕의 역사책을 다시 쓰게 만든 사건들로 투탄카멘
의 무덤과 황금가면은 차라리 극적이다. 트로이의 발견은 오딧세이이며 폼페이는 고대
로마제국과 문명을 현대에 되살린 드라마틱한 발굴이 아닌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밝
혀 준 아시리아의 놀라운 발견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에피소드는 독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과연, 고고학은 그 놀라운 결과물로 최고의 지적 열락감을 주는 학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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