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풀어쓴 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 

노자 지음 왕융하오 해설 이성희 옮김 베이직북스 刊

사실 말이지 노자는 늘 일상의 주변에 깔려 있다. 현대인이 도덕적으로 사는 게 다
노자의 가르침이 시나브로 녹아 있음에야. 2500 년의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노자의
도덕경은 현대와 현대인에게 지혜와 처세를 일러 준다. 온고이지신은 인류 역사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는 파라다임이 아니던가.  그 시대와 파라다임의 격차를 막론하
고 소통이 가능한 것이야 말로 고전이 주는 혜택이며 덕목이겠다.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을 간추려서 바쁜 현대인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딱딱
한 도덕경을 갈아 마시듯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덕경 패스트푸드를 표방하고 있다.
비가도 비상도(非可道 非常道) 즉, 도라고 부를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라
며 노자 5000 자를 에쎈스를 들이댄다. 처음부터 그야말로 패스트 하게 다가온다.
난해한 한문과 그 해석에 정신이 사나워질 수 있는 여지를 봉쇄하고 적절히 가공하
여 이지easy하게 이해하기 좋게 엮어서 펼쳐 놓는다.

간추린 전과같은 해설서나 딱딱하게 연구하는 분들이 옥편 찾아가며 해석한다고 해
서 그 뜻이 더 심오해 지는 것도 아니고,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더 달콤해지는 것도
아닐 터. 모두 5장 44강에 걸쳐 노자의 주요 사상과 가르침을 재해석하고 다양한 에
피소드와 사례를 들어 구성해 놓았다,  물론 원문과 주석과 해석을 대칭으로 장치해
놓았으니 학문적으로나 서생적 품격도 유지하게 배려했음은 물론이다.

노자 역시, 춘추전국시대에 공자와 마찬가지로 제자백가의 한 사람으로 시대적 흐름
에 민감해서인지 위정자 위주의 멘토링적 설파가 크다. 각기 그시대의 아웃사이더로
마키아벨리처럼 막상 민초들을 위한 서술은 아니였다는 느낌으로 일관하며 읽었다.
끊이지 않는 숱한 왕조의 부침과 소멸에 피폐해진 민생보다 제왕들의 손쉽게 통치를
위해 백성의 순치를 도모한 도덕경이리라 짐작케 한다.

태상노군으로 신격화되는 노자는 공노맹순장의 한 분으로 현대인에게 멘토로 다가온
다. 생몰년도는 미상이고 행적에 대한 기록도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적 측면으로 잠시
출연할 뿐이다. 노자와 공자의 해후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로서 공자/노자의 상대 평가
를 저울질 하기에 충분하다. 저자 왕융하오는 고대중국문학과 미학 연구와 고대 철학,
사학에 조예가 깊은 자국민 학자이니 오죽하랴.

노자, 공자, 제자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