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에 대한 그리움 /                 

김종태 지음 휘닉스 刊

먼저 이 책은 맹목적인 옛것에 대한 복고주의에 감상적인 글쓰기가 아니리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 향수어린 과거를 여든 세개의 항목으로 카테고리한 것도 아니다.
다만 온고이지신으로 당신의 역사와 그로인한 아름다운 풍경들을 지켜가자는 거다.

아마도 저자 김종태가 이 책을 탈고하기 전에, 뭔가 홀리듯 부랴부랴 쫓겨 복원해
놓고 뿌듯해 하던 광화문 현판이 얼마되지도 않아 금새 뒤틀어지고 쪼개지는 황당,
조급함을 목도 했드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게 뻔하다. 전통은 그래서 아름다운
것들이건만 그리 졸렬하게 취급하냐고 일갈 했을 게 분명하다.

각설하고,
저자는 옛스러운 것에 대한 그리움 여든 세개를 들어가며 향수와 낭만을 불러 일으
키며 잊혀져 가는 복고심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개떡이 그렇고 막걸리는 말할 것
도 없고, 누릉지랑 짠지랑 조리질이랑 또뽑기랑 화롯불이랑 조롱박이니 수구레 고
기니 반닫이 뒤주 등등이 요즘에는 당최 없거나 사라지는 것들에 안타까운 일이다.

물장수 엿장수 소금장수는 서민의 애환이 깃든 생계수단이였다. 부각되는 환경문제
로 인해 처치곤란한 비닐 봉투보다 보자기를 들고 다니면 보자기 바보 취급을 당하
는 이상한 시대라 가슴이 아프다는 데에 공명한다. 으리떨떨하게 자리만 차지하는
스무자 장농보다는 소박한 수납장인 반닫이는 외레 고풍스런 골동품으로 대우 받으
니 좋긴 하다. 심플해서 오히려 우직한 쇠붙이 장식의 반닫이가 고급한 실내 데코레
이션으로 한 몫을 단단히 하기도 하니 옛것이 좋은 건 확실하다.

우리네 그립고 정다운 옛것들이 IT 시대에 쓸모 없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화석화돼 가는 안타까움을 조금은 불식해 주는 저자의 노력이 고맙기도 하
다. 오비이락이라더니 때 맞추어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에 강탈당했던 조선왕실의
궤, 대전회통, 증보문헌비고 등 1025 점을 반환받는 절차를 일본에서 통보 받은 날
옛것에 대한 소회를 밝힌 이 책을 중점적으로 읽어댔으니 더 의미가 있음이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