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                            

제이 하인리히 지음 하윤숙 옮김 세계사 刊

배우길 레토릭의 원조는 뭐니뭐니 해도 키케로라 배웠다. 그런 상식선에서 출발하는
설득하는 수사학에 관한 카이로스는 상대를 이기는 웅변의 테크니션 책으로 8.0 출
판사가 간행했다. 대담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 제이 하인리히 이성으로 무장한 '논
리' 만으로는 상대를 설득할 수는 없으니 진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수사학
이 필요하다며 레토릭 기법을 수사한다.

저자의 메세지는 아주 심플하지만 또한 복합적이다. 수사학은 싸움이 아니라 논쟁을
다루는 장인 만큼 싸움과 논쟁을 구별하란다.  싸움은 상대를 물리적으로 제압하려
하고 논쟁은 상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설득의 영역이란다. 맞는 말이지만 어
려운 일이 아닌가. 저자는 역시나 키케로를 대입하길 주저치 않는다.

키케로와 저자는 논쟁의 핵심을 3단계로 정리해서, 먼저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란
다. 그리고 상대의 생각을 바꿔놓아야 한다며 세 번째로 행동으로 나서게 하란다. 데
마고그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파트너를 침실로 꼬일 때는 3단계가 효
과적이란다. 프로포즈와 어프로치를 거쳐 클로징으로 가라는 3단계 논리에 동의하게
만든다. 변증법은 논리의 오류를 인정치 않지만 수사학은 논리의 오류를 허용한다는
대목에서는 안도하게 되니 독자도 어지간히 속물이라 하겠다.

저자는 아리스토스텔레스도 동원한다. 논쟁의 수사학은 역시 세 개로 나눈다. 그 1은
책임소재에 관한 논쟁이다 누가 했는가? 라며 법정에서나 써야할 법정수사학이란다,
그 2는 적과 동지를 가리는 편가르기로 논증적 수사학이란다. 마치 지난 노무현 정권
의 코드 따지기 냄새가 그 탓이런가. 나머지 세 번재는 의견의 일치를 모색하는 논쟁
이며 그것이야 합의도출의 일류 논쟁이란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가지 도구 즉,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에 대한 설명이며 수
사학의 기본 도구란다. 인격, 논리,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논쟁은, 헤겔의 변증법적인
정반합과도 같은 맥락이 이어지는 건 아닐까. 그리고 보면 설득의 3단계 논법은 지극
히 동서고금으르 막론하고 다 통하는 논법의 스탠다드라 할 수 있겠다.

말미의 부록으로 실린 용어 정리만 습득해도 수사학 촛자로 어디가서도 써먹을 수 있
겠다. 군데군데 설치한 카이로스 도구는 에센스이며 매 장이 끝나면서 장치한 정리와
복습 칸도 놓치지 말고 숙지하면 독서의 효과를 배가하리라. 수사학은 참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