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종말 시계 /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음 박산호 옮김 시공사 刊

화학 건축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포브스 매가진의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석유가 고갈했을
때의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상황을 예측한 아직은 미래의 얘기다.
화석연료의 고갈로 미구에 닥쳐 올 에너지난을 음모론적인 시각을 배제하고 생활양태의
변화를 일일히 예상하며 설명한다.

많이 배우고 연구하고 사는 사람들의 시각은 역시나 현상을 조감하듯 폭이 넓고 깊다. 저
자는 고유가에 시달리는 지금이 오히려 유가가 제일 싼 때라고 우긴다. 유가는 반등과 하
락을 반복하겠지만 석유는 유한한 화폐자원으로서 고갈돼 가며 더이상 캘래야 캘 석유가
없다는 점을 무섭도록 강조 한다. 저자의 말은 다 맞는 말이다. 

저자는 기름값 상승이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유가가 10퍼센트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몇 %가 감소하고, 1달러 오를 때마다 비만관련 질병으로 사망자가 미
1,000명씩 감소할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물론 미국을 예로 든 이야기지만 미국은 충분한
경제적 정치적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민주주의의 롤모델이 아니던가.

거기다 석유가 소멸되고난 후에 비행기는 물론이고 자동차도 못 움직이게 되니 다시 마차
가 등장하고 자전거의 성능이 극대화할 테니 인류건강은 증진될 거라는 독자의 상상은 너
무 낭만적이고 물색 없는 망상일까. 우선은 저자 크리스토퍼 스타이너의 권유대로 이런저
런 명목의 펀드를 죄다 환매하고 철도 주식을 사야잖을까. 저자가 팔아치우라고 적극 권하
는자동차와 항공사 주식은 객단가가 비싸서 보유지분도 없으니 걱정할 일도 아니지만.

갤런당 4 달러에서 짝수로 6,8,10,12,14,16,18 달러에 이어 20달러까지 올라서 소비형태와
인류생활의 삶의 패턴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예측은 사실감으로 닥쳐온다.
$12/gal 가 되면 기름값의 압박으로 도심을 벗어난 교외에서 유유자적하던 중산층들의 동
요로 토지구획법의 유명무실로 삶이 가파라진단다. 주택간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블라인드
를 치고 겹겹히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야 만단다. 기름값 때문에 행동반경이 좁아진다는
언해피한 예측이지만 점차 사실로 구현되가는 추측이다.

언제나 석유에 코가 꿰인 인류생활이 구제될 건인가. 인류의 역사를 지저스 크라이스트의
탄생전후를 기원으로 쓰지않고 석유가 있는 시대와 없는 시대로 구분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 책의 표지는 스톱워치를 재고있는 손아귀 그림이고 석유값이 캐론당 20달러라는 원제
로 <$20 Per Gallon> 다. 이는 석유종말 시대가 도래하는 것에 대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제도 책의 무게도 묵직한 책이지만 단숨에 읽히우게끔 논리가 정연한 예측이라 독서의
묘미를 난끽했다 모처럼.

석유, 석유종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