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콘서트 /                        

백유선 지음 두리미디어 刊

한반도 문명의 벽두부터의 역사 전개를 29개의 테마로 다시금 어레인지해서 연주해 보는
콘서트이며 싫증이 나기는 커녕 흥미진진한 교과서적 역사 기획물이다. 한국사를 에쎈스
로 추려 간결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29개 전환기의 주제별 역사 현장을 곱씹어 보는 한국
사의 콘사이스다.

"새 것은 좋은 것" 이라는 상품학적 논리는  참신한 역사 해석에도 유익하다. 역사도 시대
에 맞게 진화 발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중등학교 역사교사인 저자 백유선은 보편타
당한 역사관으로 한국의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할 레시피적인 역사를 곧추 세
워간다. 관변 역사학자와 강단 학자로 채워진 시위소찬의 국사편찬위원회를 무색하게 하
는, 공부하는 역사책이다.

이 책 한국사 콘서트는 이기백 교수의 韓國史新論 같은 년대기적 정사가 아니며 강단학자
들에 의해 정체되고 고루한 사관을 답습한 역사 책은 더욱 아니다 아닐뿐더러 진공관방식
의 역사 조명기술을 배제하고, 승자의 논리에 의해 왜곡되었거나 왜곡되었을 개연성이 짙
은 역사적 사건 29개를 선택하여 현대적인 LCD 시각으로 재조명한 기획적인 역사물이다. 

우리 고대역사를 얘기하며 요동땅을 이야기할 때는 가슴부터 요동친다. 아직도 우리의 고
대사 부분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사학계의 나태와 방만에 실망은 크다. 맹목적인 쇼비니
즘에 의한 민족주의적 고집은 버려야 한다. 황당하기론 일본의 건국신화에 비할 바가 아니
고, 고조선 건국과 단군 신화는 정규 역사로 리모델링하는 연구는 화급을 요한다.

우리의 역사는 동아시아의 역사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은 각각의 국수주의
에서 비롯한다. 동아시아 삼국간의 역사는 유럽의 역사와 달리 두루뭉실하게 포괄적으로 다
룰 순 없다. 각각의 근본과 형성과정이 다르기에 상호간에 영향을 끼치긴 했어도 엄연한 개
체의 역사이다. 자국 편의의 해석은 필요악으로 이해한다 쳐도 소설과 진배없는 임나일본부
설과 칠지도 명문 해석과 광개토왕 비문변조 논란을 일거에 잠재울 학자는 언제나 나올지.

각 장의 말미에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는 코너는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사실 인식의 애프터
써비스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선입견을 바로 잡아주는 에쎈스로 두고두고 읽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