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즈 칼리파 /                          <naver 책과 콩나무. no. 1>

서정민 지음 글로연 刊

흰개미는 불과 6미리 남짓의 몸으로 무려 천배가 넘는 6미터나 되는 흰개미 탑을 쌓
는다.  인간은 시건방지게 신의 영역인 하늘을 향해 바벨탑을 쌓았고 그 패널티로 산
산히 흝어지는 성경 속의 아픔을 겪어봤지만 끝내 마천루의 꿈을 버리지 못해 왔다.

그 이후로 인간의 더 높은 곳을 향한 끊임 없는 본능적 속성으로 하늘을 향하는 인류의
꿈은 4600여 년전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효시로 다시 도전한다.  중세에 이르러 유
럽의 대성당들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유럽의 고풍스런 도시에는 에누리 없이 고딕건축
물 대성당들이 우뚝 솟아들 있다. 

현란한 스테인드 그라스가 만드는 다채로운 빛의 향연과 아치가 아스라한 고딕양식의
성당은 하늘을 찔러대는 양상의 첨탑으로 지어졌지만 161 미터가 한계였다.  피라미드
이후 4400년만에 겨우 14미터를 갱신했다니 현대의 마천루와는 금석지감을 갖게 한다.

반면에, 우리는 피라미드나 고딕 성당같은 건축기술도 없었지만 금산 미륵사지 석탑과
파고다 공원에 있던 13층 석탑으로부터 말레시아 쿠알라롬프루의 페트로나스트윈타워
에 이어 급기야는 사상루각의 사막에 현존하는 지상 최고의 건축물인 부르즈 칼리파를
꽂아 놓았고 우주를 찔러대는 기세를 보였다.

이 책 Burj Khalifa 에서 수메르인들의 지구라트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결론부터 말해
서 현대에 이르러 한국의 기술력으로 높이 828 미터에 162 층의 세계 최고층의 기념
비적인 건축 구조물을 사막에 세워 놓았다. 인공위성 세 개를 동원하여 5미리의 오차
범위에서 거대한 건축물을 구축한 우리의 기술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남산의 세 배 높이의 부르주 칼리파에서 불꽃 샤워로 낙성식을 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니 경이롭다. 최고/최대/최장의 건축물에 걸맞는 세레머니였으리라. 삭막한 사막에 전
기가 들어가고 물이 들어가고 조르지오 아르마니로 대표되는 문화가 들어가는 거대한
인공의 선인장이 곧 부르즈 칼리파이다. 이는 우리의 기술진의 저력이며 쾌거다. 오페
라 아이다 중에서 개선행진곡을 틀어주고 싶다.

하드본으로 장정해서 무척이나 깔끔해 보이며, 브리즈 칼리파의 창공을 찔러 올라가는
의연한 사진이 담긴 표지가 유난히 스타일리쉬 하기까지 하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졸다고 이제는 책도 이뻐야하는 컬러플한 디자인의 세상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