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사생활 / 김정미 지음 다산초당 刊

네이버 '세계 인물' 코너와 네이버캐스트 '역사와 인물' 코너는 독자가 즐겨 찾는 곳이다.
어쩐지 낯이 익다는 느낌이 고이더니 맑은고딕체로 상큼하게 해설하고 간결하게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잖았던가.  그 김정미 저자가 세기의 걸출한 남성들을 사랑에 빠뜨린 여자
들의 매력과 집착을 옴니버스로 소개해 준단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그리고 안토니우스의 이야기는 빠졌지만, 보니 앤 클라이드나
심슨부인과 윈저공의 사랑, 메리 여왕의 욕망과 종교를 바탕으로 하는 사랑은 치열하다.
'제비' 라는 관능을 바탕으로 하는 은유어가, 하라스카와 오쿠무라 커플간의 연상 여인에
게 이별을 고하는 낭만이 그득한 로맨스에서 탄생한 어휘란다.  멋있잖은가.

신성한 피인 메리 스튜어트 여왕이나 그녀를 참수하는 처녀왕 엘리자베스 1세나 남녀간
의 사랑의 고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책에선 배제된 사르트르와 보바리의 사랑에도
계산된 욕정과 불륜은 삽입된다. 인간의 욕망은, 거의 종족번식의 본능과 궤를 같이하는
욕정을 도외시한 플라토닉하고 사랑은 불가능한 영역이며 미덕인가.

그 치열하고 때로는 일방의 집착도 메꾸어가는 세기의 사랑에도 각각의 불륜은 필수인가
무굴제국의 샤 자한 왕과 뭄타즈 마할 왕비를 제외한 모두가 다양한 이중 삼중의 사랑을
나누었으니 지고지순한 순애보적인 사랑은 아니였다. 새연인을 만나기위해 남편을 버려야
하는 이율배반의 배신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부족하다 아니 무슨 이유로든지 설명이 불가
하기에  그래서 '연애의 사생활' 이라는 제목을 단 게 아닐까.

잘 나가는 스타들인 비비안 리와 로렌스 올리비에의 세기적인 로맨스의 뒤끝은지 집착과
광기 이기심과 나약함으로 응보인지는 몰라도 폐결핵과 암으로 마감된다, 멕시코의 화가
커플인 프리다 갈로와 디에고 리베라는 서로 사랑하고 증오하고 혁명의 동지이며 예술의
동반자였지만 피차에게 상처를 얹어 주는 데에도 열정적인 미술가였으며 연인들이였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너 세자비, 파밀라 파커볼스의 삼각관계는 세기적인 사랑이라고 말
하기보다 세기적인 파탄으로 더 알려졌다.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의 스튜어트와 하노버 왕
조의 연애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도 세 건씩이나 거론될 정도인 데, 참수형 당한 메리 스
튜어트 여왕의 경솔하게 함몰된 맹목적인 사랑의 업보가 이어져 내려온 혈통의 탓도 크겠
다. 아무튼 로고스든 에로스든 남녀간의 찐한 사랑은 아무도 못말리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