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7분 드라마           

글 김연아  발행 중앙출판사

우선, 책이 김연아를 탁해서 제법 스타일리쉬 하다. 스포츠 쪽이든 세계적으로든 첨단을
가는 피겨스타의 책답게 멋이 통통 풍긴다.  어느 누구의 윤문의 도움이 없는 네이키드
서술이라는 전제하에서 아주 싱그럽다. 완벽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건강한 육체
와 상쾌한 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찬란한 사춘기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훈련과 훈련 출전과 출전으로 지새는 그녀의 땀
방울 하나하나가 구슬이요 메달이 아니겠는가. 우리네 한국인 정서에는 '안네 프랭크'의
일기 같은 인간적 감동보다는 김연아의 7분드라마가 더 크나크고 지속가능해서 좋을 뿐
이다. 물론 개인의 명예와 영달이겠지만 궁극적으로 전체 국민에게 김연아의 일거수일투
족이 최상의 선물이며 애국심 고양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대단하잖는가 어린 처녀가.

피겨선수 김연아 스타 김연아는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문장력 없고 사고의 지평이 좁다
란 스포츠 기계같은 선수는 절대 아니다. 고된 훈련으로 최고의 아름다운 동작미를 보여
주는 김연아 선수는 글솜씨마져 감각적이라 영육 양쪽으로도 과연 갈라쇼의 여왕답다.

마침, 이달 13일에 화려하게 개막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여왕 등극은
떼논 당상이라 할지라도 긴장되는 건 사실이다. 올 밴쿠버 올림픽 출전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번 선수로 뽑혔다. 김연아 선수는 3회전-3회전 점프로 광고계의 여왕자리도 접수한
셈이다.

우리는 김연아를 좋아한다.  징고이즘도 쇼비니즘도 아닌 순수한 애국심만으로도 그녀는 
쇼트 프로그램 2분 50초 자유 프로그램 4분 10초 도합 7분을 위해 혼신을 기울여 은반을
비상하고 돌고 심지어는 넘어지는 록산느의 탱고는 전세계의 미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열
광케 한다.

스무살도 채 안된 여자 아이가 물의 비등점을 채우느라 99도는 미완으로 취급하는 성숙한
자기 단련에 통달해 가는 독백은 우리 모두를 숙연해지게 한다. 그러니 연아는 또 이쁘다.
부디, 깔끔한 글솜씨처럼 실수 없이 환희의 태극기를 온세계에 드날리리라 굳게 믿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