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쇼                  

리처드 도킨스 작 김명남 옮김 김영사 刊

신앙은 맹목적으로 신봉해야 하고 과학은 의심에서 비롯한다는 말이 절실한 찰스 다윈
의 진화론을 과학으로 콩크리트한 현란한 필치의 이책을 리뷰해야 할 숙제는 무거웠다
화려한 어휘 구사에 혀를 내두루며  Noam Chomsky 의 해적과 제왕 같은 책과 마찬가
지로 워밍업은 물론이고 지적인 체력이 붙어줘야 한다.  이 "지상 최대의 쇼"를 보려면
학교 때, 개구리 해부쯤은 해본 생물학적인 관심도 어느정도 갖추지 않으면 안됀다.

조물주의 창조물이냐, 스스로 니즈에 의한 진화론이냐는 진부하지만 영원한 논쟁에 종
지부를 찍을 수 있을런지는 차치하고라도 대단히 논리적인 책이다.  좀 배운 사람들은
창조론을 애써 배제하면서도 태워나면서부터 주입된 도그마에 의해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우습게 만드는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길고긴 쇼를
보고 있노라면 역시 과학적인 판단에 손이 올라갈 수밖에.

도킨스는 진화론에 있어서 찰스 다윈의 종속적인 학자는 아니지만 진화론을 신봉하고
보충해 주는 서포터라는 생각을 지울 순 없었다. 도킨스는 라틴어와 수사학에서 뛰어나
지만, 역사 지리 문화와 의학 철학에 논리학까지 박학다식한 진화론쪽의 독보적인 학자
임을 증명해준 책이 됐다. 진화론은 자칫 무신론으로 이분법적으로 매도될 위험한 환경
에서도 굳건히 진화론을 장황하게 펼쳐 나간다, 다소 창조론자에게 격한 적대감을 숨기
지도 않고 말이다.

작년이 진화론의 교주인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이고 "종의 기원" 출판 150 주년이다.
찰스 도킨스는 기독교의 신성한 교리인 창세기를 그리스 로마 신화 수준으로 끌어 내리
는 데에 골돌한다. 그는 설명하기가 벅찰 정도로 직관과 통찰력이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
인이며 생생한 필치는 무조건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드는 흡인력으로 잘 진화돼 있다.

리처드 도킨스에 흠뻑 심취하여 <만들어진 신>을 구입하러 책방으로 나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