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아람 지음 아트북스刊

소설과 그림의 접목은 요사이 트렌드다.  이 책은 소설 속 풍경과 그림의  크로스오버를 시도
했다. 저자 곽아람의 내면의 충동이 범벅돼 소설 속의 장면이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이미지가
되는 스타일리시한 독서를 제시하는 책이다.  소설 속에 펼쳐진 장면과 이미지가 연계되는 그
림을 찾아서 보여주는 썩 괜찮고 신선한 스타일리시한 독서의 한 방편을 제시해 준다.

그림으로 피폐한 정신세계를 테라피하는 시도가 읽혀지는 책을 읽는다. 박완서의 '나목'과 박
수근의 "나무와 두여인"이 교직하고,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서희의 양녀 양현과 이유태 화
백의 "탐구" 에 등장하는 여자의 이미지를 겹쳐 박는다. 차분하고 조용함과 열정을 가진 게 같
다는 얘기에 동의한다..

서울대 미술사학과를 나온 기자로 에세이도 펴낸 인문적 재원이 박경리 박완서 오정희 황순원
최인훈 등, 기라성 작가의 명작들을 잘 알려져 익숙한 그림의 이미지와 겹쳐 보는 스타일리시
한 매치법은 신선할 정도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나쓰메 쇼세키의 산
시로,를 넘나들며 급기야는, 윤동주의 서시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돈 매클린의 Starry Starry night. . . 노래가사까지 서슴없이 칵테일 한다.  윤동
주의 요절과 빈센트 반고흐의 권총자살과 같은 천재들의 비극적 맥락 이음은 더욱 그럴싸하다.

젊은 여성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과 그림에 대한 섭렵의 결과물이지만 한결같이 공명감을 불러
일으키는 접목에 오진 재미를 느낀다. 오만하고 당당한 최서희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
렛 오하라의 감정 전이와 대입은 멋지기까지하다. 글자가 주는 클리셰는 표현력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예로부터 백문이 불여일견일까. 이미지는 와닿음이 강하다 군더더기 없이.

이미지와 텍스트가 뒤섞인 그래픽 책이 대세인 것은 틀림없다. 그래픽 하나 없는 책은 칙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