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지만 이 일상은 다시는 반복될 수 없다.(중략)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매 순간순간의 장면은 단 한 번뿐인 마지막 '씬'이다.

유일무이한 것이다. (서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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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나 음악 같은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때 아마추어인 난 맘속에 오만가지 느낌이나 생각이

교차하지만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가 수월찮은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꼭 든다.

전문가나 비평가들은 이런 작품을 대할 때 과연 무슨 느낌이 드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이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감상법인가 하는 궁금증도 든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작가의 맘을 감상하는 사람이 느낀 바대로 이해하면 그만이 아닐까?

하지만 좀 더 깊이 있는 사색과 감상을 위해선 고견을 가진 평론가의 작품해설을 통해 눈높이를

높인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가져 왔었다.

 

이 책 《하루》는 미술 평론가 박영택 교수의 그림해설을 곁들인 에세이집이다.

미술평론가의 글이기에 그림에 대한 설명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에세이'기에

저자의 느낌과 감상도 가볍게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책이다.

우선 이 책엔 51편의 국내 화가의 작품과 그에 대한 글들로 이루어 져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하루 동안의 모습을 고르고 골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열해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그림을 그린 화가의 취향, 그림의 배경설명, 그림의 종류(아크릴화,수채화,수묵화 뭐 이런 거),

그리고 사회적, 시대적 환경등의 설명도 무척 와 닿게 들려주고 있다.

특히 선정된 그림들이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밀접한 모습들이라 친근하고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미술관가기가 쉽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라 생각된다.

사진이라 착각이 들만큼 정교한 그림에서부터 이게 과연 수묵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밀한 작품은

나의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을 살짝 허물어 주었다. 작가의 인내력을 느낄 수가 있었다.

다만 작품의 사진이 너무 작은 편이라 좀 더 크게 편집해 주었으면 감동의 크기도 커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조금 남았다. 그리고 어떤 작품들은 저자의 설명이 중복된 부분도 있어 그 또한 그랬다.

 

도시인의 생활을 일컬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제의 다람쥐와 오늘의 다람쥐의 몸 상태나 털의 개수가 다를 것이고, 쳇바퀴의 마모상태가

다를 것이고 날씨가 다르고 보는 사람도 다 다를 것이다.

결국 우리의 순간순간은 같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늘 새로운 나날이고 순간들인 것이다.

새로운 순간 하얗게 펼쳐진 나만의 캔버스에 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 걸까? 어떤 재료로 그려 볼까?

무엇을 그리던 어떤 것으로 그리던 최선으로 그 여백을 채운다면 언젠가는 멋진 작품으로 완성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