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로 한문의 문리를 터다.

 

“맹자를 정독한 사람과는 논쟁을 하지 말라.”라는 글귀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맹자, 공자와 더불어 유가의 성현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孟子는 춘추전국시대 공자 이후에 나온 현인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책 제목이기도 하다.

흔히 사서로 잘 알려져 있는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속에도 이 책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한국을 비롯한 동양문화권의 정수가 담겨져 있고, 학문의 근간이 되었던 책이다.

맹자의 정신은 성선 두 글자로 표현되고, 텍스트 속에는 인의를 설명하고 사단을 논하고, 호연지기, 민본사상에 대한 내용들을 풍부하고 담고 있다.

 

孟子見梁惠王王曰叟不遠千里而來亦將有以利吾國乎孟子對曰王何必曰利亦有仁義而已矣王曰何以利吾國大夫曰何以利吾家士庶人曰何以利吾身上下交征利而國危矣萬乘之國弑其君者必千乘之家千乘之國弑其君者必百乘之家萬取千焉千取百焉不爲不多矣苟爲後義而先利不奪不饜未有仁而遺其親者也未有義而後其君者也王亦曰仁義而已矣何必曰利.(맹자께서 양혜왕을 뵈시니, 왕이 말하길 노인께서 천리를 멀리 여기지 않고 오셨으니, 또한 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함이 있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길 왕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또한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시면 대부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며 사서인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까 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취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입니다. 만승의 나라에 그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천승을 가진 공경의 집안이요, 천승의 나라에 그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백승을 가진 대부의 집안이니, 만승에 천승을 취하며 천승에 백승을 취함이 많지 않음이 아니지만 만일 의를 뒤로 하고 이익을 먼저 한다면 모두 빼앗지 않으면 만족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하고서 그 어버이를 버리는 자는 있지 않으며 의롭고서 그 군주를 뒤에 하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왕은 또한 인의를 말씀하실 따름이니,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그리고 맹자는 한문 공부에 있어서 문리를 터게 하는데 절대적인 텍스트였다. 소위 과거의 선비, 학자들은 독서산사를 통해 맹자를 수십, 수백번, 수천번을 읽어 한문의 문리를 깨우쳤다고 한다. 지금도 맹자를 삼천번 읽으면서 한문의 문리가 저절로 터진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맹자는 그만큼 한문문장공부에 있어서도 앞뒤 논리가 딱딱 들어맞아 한문공부에 있어 아주 유익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오직 맹자라는 텍스트의 한문의 문리을 깨우치는데 중점을 두고 쓰여졌다. 맹자의 문법, 맹자의 한문구조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맹자를 원문으로 읽는데 여러므로 도움을 준다.

 

梁惠王曰寡人之於國也盡心焉耳矣河內凶則移其民於河東移其粟於河內河東凶亦然察鄰國之政無如寡人之用心者鄰國之民不加少寡人之民不加多何也孟子對曰王好戰請以戰喩塡然鼓之兵刃旣接棄甲曳兵而走或百步而後止或五十步而後止以五十步笑百步則何如曰不可直不百步耳是亦走也曰王如知此則無望民之多於鄰國也(양혜왕이 말하길 과인은 나라에 대하여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내 지방에 흉년이 들면 그 백성을 하동지방으로 이주시키고 그 곡식을 하내지방으로 옮겨가며 하동지방에 흉년이 들면 또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의 정사를 살펴보건대, 과인처럼 마음을 쓰는 자가 없는데로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더 적어지지 않으며 과인의 백성들이 더 많아지지 않음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답하길 왕께서 전투를 좋아하시니 청컨대 전쟁으로 비유해 드리겠습니다. 둥둥 북을 쳐서 병기와 칼날이 이미 맞붙었거든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고 달아나되, 혹은 100보를 도망한 뒤에 멈추며 혹은 50보를 도망한 뒤에 멈추고서 자신은 50보를 도망갔다하여 100보를 도망간 자를 비웃으면 어떻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불가합니다. 다만 100보를 달아나지 않았을 뿐이지 이 또한 달아난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길 왕께서 만일 이것을 아신다면 백성들이 이웃 나라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소서.)

 

맹자는 논어에 비해, 내용 또한 이야기 식으로 되어 있어, 대단히 재미있다. 논어가 말을 짧게 하면서 함축적으로 되어있다면, 맹자는 자세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서 들려준다. 그렇게 했는데도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다 싶으면, 친절하게 비유까지 해서 나중에는 듣는 이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아! 그렇구나!”라고 하도록 만들어준다. 그리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건, 이 비유의 문장에서 흔히 지금 우리가 지금 사자성어 또는 고사성어라고 부르는 표현들이 대거 나온다. 맹자는 한 마디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유가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맹자와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제가백가들과의 열띤 논쟁과 토론의 진검승부를 보고 싶다면, 지금 맹자를 읽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