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 중국사 양진

 

동한 말기에 이르러 나라가 극도로 혼란해지자, 400년 한 왕조의 수명이 다 하고 각 지방에서 영웅호걸들이 봉기함으로서 바야흐로 群雄割據의 시대가 도래하여, 전쟁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 국가는 분열되고 사회는 어지러워져, 여러 크고 작은 군웅들은 결국 가장 강력한 세력만이 남아 각기 영토를 나누어 각각의 나라를 세우게 되는데, 한나라는 결국 말기에 이르러 크게 세 개의 땅덩어리로 나누어져 魏, 蜀, 吳 등 삼국이 정립하는 국면을 형성하게 되었다.

 

天下大勢, 合久必分, 分久必合

유방이 세운 대제국 한나라가 멸망하고 그 한나라가 다시 셋으로 나누어져

위나라, 오나라, 촉나라로 대치된 상황

천하는 과연 언제나 통일이 될까?

그리고 새로운 천하의 주인은 과연 누구 될 것인가?

제갈공명의 5차에 걸친 위나라 정벌이 실패 한 후, 천하의 패권은 촉에서 위나라로 넘어갔다. 삼국 중 위나라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가 싶었지만, 이 삼국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촉의 승상이었던 제갈공명의 숙적이었던 사마중달의 후손에 해서 다시 한나라가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데,

사마중달의 손자인 사마염이 조씨의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제국인 ‘서진’을 건국하여 촉나라와 위나라, 오나라를 멸망시킴으로서 삼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중국천하를 다시 하나로 통일시켰다.

그러나 계급적인 모순과 민족간의 모순이 격화됨으로 인하여 서진은 멀지 않아 망하고 사마씨 황실은 강남으로 옮겨가서 다시 동진정권을 수립하게 된다. 그런데 이 무렵 흉노, 선비, 저, 갈, 강 등의 소수민족은 북방에서 전후로 16개 정도가 새로운 통일 제국인 동진에 반기를 들면서 대항하는 정권을 세워 동진과 16국이 대치하는 국면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를 흔히 5호 16국의 시대라고 한다.

 

만리 중국사는 만화로 되어 있어, 책장이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술술 잘 넘어간다. 어려운 중국 역사 중에서 핵심적인 내용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서 중국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이보다 더 나은 책이 있을까 할 정도로 참신한 책이다.

역사를 읽으면 통찰력을 얻는다고 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역사를 읽으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역사는 과거의 경험이자, 미래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역사를 알면, 미래의 한국이 보이고, 중국의 역사를 알면, 중국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그리고 세계사를 알면, 당연히 세계로 가는 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동아시아의 중심이었던 중국, 지나온 역사에 비춰 볼 때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실로 그 역사적 기록이 방대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이 엄청난 역사를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만리중국사의 책장을 여는 순간, 중국 역사에 한 걸음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21권으로 축약시켜 놓아 역사의 큰 맥락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화로 되어 있어 이 역시도 대단히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내가 보게 된 편은 총21권 가운데 11권에 담겨 있는 양진, 즉 서진과 동진시대의 역사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의 흥망사, 삼국지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진제국, 그 진제국의 역사와 미래는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