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읽으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역사를 읽으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역사는 과거의 경험이자, 미래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역사를 알면, 미래의 한국이 보이고, 중국의 역사를 알면, 중국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그리고 세계사를 알면, 당연히 세계로 가는 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동아시아의 중심이었던 중국, 지나온 역사에 비춰 볼 때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실로 그 역사적 기록이 방대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이 엄청난 역사를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다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순전히, “만리중국사의 덕택으로”

이 책은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21권으로 축약시켜 놓아 중국역사의 큰 흐름과 맥락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화로 되어 있어 이 역시도 대단히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내가 보게 된 편은 총21권 가운데 9권 10권에 담겨 있는 삼국지이다.

 

天下大勢, 合久必分, 分久必合

 

유방이 세운 대제국 한나라가 멸망하고 그 한나라가 다시 셋으로 나누어져

위나라, 오나라, 촉나라로 대치된 상황

천하는 과연 언제나 통일이 될까?

그리고 새로운 천하의 주인은 과연 누구 될 것인가?

 

 

  만화를 좋아해서 즐겨 보는 건 아닌데, 어느 날 우연히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고는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골치 아프고 어렵고, 난해하기 그지없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접하고 읽으니, 정말이지 역사공부가 그렇게 즐겁고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기존의 만화책에 대한 편견이 인식이 확 달라져 버렸다. 만리중국사 또한 만화로 되어 있다고 하니, 이 책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다. 역사에 특히 관심이 많아서 한국사와 중국사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데, 어렵고 방대한 분량 때문에 자주 벽에 무딪히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분량의 삼국지를 단 2권의 만화책으로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삼국지>를 두고 이르길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삼국지에 대해서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인구에 회자는 작품이다. 삼국지는 정사와 소설로 구분되는데, 중국 후한 말, 조조, 손권, 유비에 의해 천하가 셋으로 나누어지면서 펼쳐지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은 <정사 삼국지>이고, 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픽션을 가미한 작품이 나관중이 지은 소설 <삼국연의>이다. 하여 소설 <삼국연의, 흔히 삼국지라 부른다>에 등장인물들은 대개가 다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역사 속의 인물들이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이 삼국지는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와 함께 중국의 4대기서 가운데 한 작품으로 명나라 때 나관중에 의해 처음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많이 읽히고 사랑과 관심,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삼국지 종류만 하더라도 그 작품 수를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대표적인 작가의 소설 세트 작품만을 꼽아보더라도 김구용, 이문열, 황석영, 김홍신, 리동혁, 김원중, 김경한, 장정일 등을 꼽을 수 있고, 만화 삼국지로는 이희재, 황석영의 만화 삼국지(전10권)와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만화 삼국지 세트(전30권)가 있다. 그리고 소설 작품 외에, 애니메이션, 만화 삼국지,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로 개발되다 보니, 집집마다 삼국지 한 두 권 정도는 거 진 다 소장하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들치고 이 삼국지를 접해보지 않았거나 모르는 사람은 오히려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작품이다. 주지하다시피 삼국지에는 유비, 관우, 장비, 조조, 공명, 조자룡, 원소, 손권, 노숙, 주유, 마초, 마대, 마속 등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의 처세와 삶의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지혜와 교훈을 선사해 주며, 또 삼국지 속의 등장인물과 관련된 다양한 수많은 고사 성어들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고난과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져다주기도 하며, 삼국지의 또 다른 재미와 함께 우리의 일상의 언어생활까지도 윤택하게 해 준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국민의 대표소설로 인식되었던 삼국지!!

 

삼국지는 여타의 다른 역사기록물들과 달리 아무리 읽어도 싫증나지가 않는다. 특히 삼국지의 전쟁 장면과 묘사들은 웅장하고 스텍타클 하기 그지없으며, 전쟁의 참상과 잔혹한 이면에는 오히려 사나이의 가슴 울리게 하는 아름다운 낭만까지도 있어 재미를 더해 준다. 삼국지의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과 스케일 때문에 읽을 때마다 전에 읽으면서 느끼지 못했던 점을, 새로운 사실들을 자꾸 발견하게 되는데, 아마도 이점이 다른 작가의 삼국지를 자꾸만 다시 읽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이문열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고 매력적인 것은 언제나 다시 읽어도 항상 재밌다는 사실이다. 일찍이 이문열 삼국지만 읽었는데, 만화로 된 역사 삼국지에는 과연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그리고 비록 만화라고는 하지만, 중국의 실제 역사 기록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소설 삼국지의 내용과는 또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만리 중국사 삼국지 편은 두 권의 만화 책을 통해서 삼국지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다.

 

난세 영웅호걸이 모여 펼치는 신나는 삼국지 이젠 만화로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