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중국사>

<이중톈중국사>시리즈의 저자인 이중톈은 중국 대륙 최고의 고전 역사 해설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일찍이 중국 중앙방송인 CCTV에서 <삼국지 강의>를 하여 대중들에게 큰 인기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나 역시도 이중톈이란 이름을 알게 된 계기가 바로 케이블방송의 <삼국지 강의>를 통해서였다. 이 프로를 매주 주의 깊게 시청하였는데, 일찍이 삼국지를 재밌게 읽었던 나로서는 삼국지에 대한 다양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에 이 프로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떨 땐 그의 사료에 대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통찰력에 정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기록을 정말 꼼꼼하게 읽고 정확하게 분석해 내는 그 능력이 놀라웠고, 부러울 정도였다. <이중톈중국사>에 대한 관심은 순전히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역사기록을 분석하고 해석해 내는 그 능력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 또한 매우 컸다. 이 책은 2018년까지 36권을 완간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하였다. 이 책은 기존의 역사서에 비해 아주 간략하게 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다 소제목이 있고, 소제목에 해당되는 내용만을 축약하여 핵심만 서술하였다. 이 때문에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대단히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복희는 어째서 뱀일까?

복희의 뒤를 이은 염제는 누구일까? 그가 신농이었을까?

역사 속에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은 『사기』의 저자인 사마천조차 명확히 풀어낼 도리가 없었다.

 

 

역사의 시작은 신화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래서인지 이 책 또한 신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 신화에 대해 서술하기에 앞서, 성경의 이브와 여와가 먼저 등장한다. 그러고 나서 중국의 전설상의 황제인 복희, 황제, 염제, 요순(堯舜)까지의 내용을 차례대로 수록하였다. 사실, 신화의 내용은 중요하지만, 또한 다소 황당한 요소들이 있어 어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사를 매우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순전히 학교에서 무작정 외우면서 역사를 배웠던 수업 방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역사는 매우 재미있는 학문이다. 그런데 교수법이나 기존의 여타 장황한 서술 위주의 역사서 때문에 이와 같은 인식이 비롯되게 된 것이다. <이중톈중국사>는 이런 점들을 말끔하게 해소시켜 준다. 이중톈 선생님의 책이나 강연을 단 한번이라도 보고 들은 적이 있다면,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이중톈 중국사>에 관심이 가지는 건 어쩜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탁월한 원전의 텍스트 분석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만나 고대중국사를 과연 어떤 시각으로 풀어나가는지에 대해 이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이중톈중국사>를 펼치는 순간, 중국 역사의 재미와 매력에 흠뻑 빠져 들어갈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