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여름은 공포, 추리 미스터리의 계절이다. 무더위, 폭염, 열대야, 찜통더위을 잠시 나마 잊게 해 주는데 이 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을까싶다. 그래서인지 더위가 극심해 질수록 서점가에는 다른 분야의 책들 보다는 유독 이 장르의 책들이 강세를 보인다. 물론 독자들도 저절로 여기에 끌려간다.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제목이 다소 길다. 그런데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퍼뜩 느낄 수 있다. 교환살인, 다소 섬뜩하면서도 아주 지능적이지만, 범죄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살인 방법인 것 같다. 누가 그랬던가? 똑똑해야지만, 완전 범죄, 완벽한 범죄가 가능하다고... 제목부터 아주 강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자극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주말 마다 캠핑이다 뭐다 해서 막상 밖으로 나가 보지만, 그냥 고생스럽기만 하다. 최고의 피서는 역시 영화, 독서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폭염으로 특히 잠 못 이루었던 지난 밤, 다행히 불금의 금요일이라서 별 부담없이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으로 잠시나마 더위를 잊어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펼쳤다.

 

“저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아, 기다려.”

“여기서는 말씀드리기가 좀……”

“시끄럽긴 하군. 그럼 좀 더 큰 소리로 말해 봐.”

그러자 남자는 목소리를 크게 하는 대신 내 귀에 자신의 입을 갖다 대고 짧게 말했다.

“교환살인에 관한 건데요…….”

 

‘이카가와 시’는 오징어잡이의 거점지로서 발전을 거듭해 왔던 수산도시다. 그런데 최근에 기묘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해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 도시의 한 지역, 역의 뒷 골목에 있는 여명 빌딩 4층에 우카이 모리오 탐정사무소가 있다. 탐정사무소라는 간판을 걸고 24시간 애타게 손님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는 우카이 모리오는 한 마디로 빈곤한 사립탐정이다. 때는 새해 1월, 올해의 첫 의뢰인이 탐정사무소 문을 두드렸다. 여성이었다. 젠츠지 사키코.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댁이 남편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기며 의뢰를 온데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어이 시키, 나야. 지금 어디야?” 스나가와 경부였다.

“츠루미 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어. 얼른 와.”

 

‘내가 죽여 드릴게요. 그 대신 당신도…….’

 

 

 

일견 관계없어 보이던 일의 배후에서 교환살인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은밀하게 진행되는 교환살인, 그 배후에 숨겨진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