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클래식> 속에는 우리 시대 지식인들의 인생을 바꾼 고전들이 들어 있다. 인문학이 위기를 맞아 외면 받는 이 시대에 새삼스레 인문학의 근본, 뿌리가 되는 고전이야기라니, 다소 엉뚱하고 황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불확실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수록 인문학에서 빛과 근원, 밝음을 찾아야 한다. 고전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천년 동안 그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은 책이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사람들이 고전을 잊지 못하고 꾸준히 다시 찾는 이유는 고전을 통해, 고전 속에서 삶의 지혜, 미래에 대한 나침반을 구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이 책은 한문학자 정민 선생이 고등학교 때, 찬물에 밥 말아 꾸역꾸역 밀어 넣듯 괴롭게 완독한 책이다. ‘일기체의 길고 지루한 서술.. 30여년 만에 담담하게 새로 읽었다. 답답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런데 이상스레 생각이 맑게 헹궈졌다.’ 어떤 느낌일까?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답답하다고 하고, 또 생각이 맑아진다고 했을까?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강렬함은 바로 이 메시지 때문이었다. ‘30년 전 여드름투성이 소년의 꿈을 바꾼 책’

<그리스인 조르바>, 문화 심리학자 김정운은 이 책을 네 번 읽었다고 하였다. 자유에 대한 망상,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매번 읽을 때마다 조르바가 이야기하는 자유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졌단다. 난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파워클래식>에 소개된 고전 중에서 이 책이 가장 강력하게 끌렸다. “나는 자유로운가?”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 줄과 다를지 모릅니다. 당신은 오고가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렇다. 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자유의 의미를 나도 깊이 생각해보고 깨우쳐보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일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서...

소설가 김탁환은 <열하일기>를 일컬어 모든 고정 관념을 뛰어넘은 놀랍고도 기이한 책이라고 하였다. <열하일기> 모든 것을 초월한 글, <열하일기>가 ‘민족 최고의 고전’, ‘불멸의 고전’이 된 건 그냥 우연이 아닐 것이다. 연암은 열심히 관찰하고 꾸준히 메모하면서 마음껏 느끼고 깊이 깨달았다. 이런 노력으로 <열하일기>의 구성과 문체가 다양해질 수 있었다. 연암을 글을 쓰면서 문체와 표현에 억지로 구속되거나 얽매이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편견 없이 가져와서 썼다. <열하일기> 속에는 시도, 소설도, 논설도, 인터뷰도, 일기도, 수필도 있다. 당시 유행하던 모든 문체가 총동원된 놀랍고도 기이한 책이 바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다.

살펴본 책 외에도 <파워 클래식> 속에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특히 이 시대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지식인들이 추천한 고전이 더 들어있다.(총 38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도스토예프스키, 다윈, 공자, 괴테, 세익스피어, 연암 박지원, 헤밍웨이, 헤세, 톨스토이 벽초 홍명희 등 동서양을 막론한다. 책 속에서 또 다른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파워 클래식> 속에 있다. <파워 클래식>를 통해서 고전의 매력과 진면목, 재미를 발견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