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잡지평석

<농암잡지평석>은 농암 김창협의 문집인 <농암집>에 실린 잡지(雜識)의 일부를 해설한 책이다. 잡지는 짤막한 언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학문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한 것이다. 원래 <농암잡지>는 내편1, 내편 2, 내편 3, 그리고 외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책에서는 문학에 관한 농암의 에세이인 외편에 대한 내용만을 뽑아서 해설해 놓았다. 잡지 외편의 원문은 모두 146조목으로 2백자 원고지 93장에 불과하다. 한 조목당 127자다. 짧은 조목은 10자에 불과한 것도 있다.

 

농암 김창협, 그는 효종 2년(1651)에 태어나 숙종 34년(1708년)에 사망했는데, 효종, 현종, 숙종 세 왕이 통치하던 기간에 걸쳐 살았다. 이 시기는 두 차례의 예송논쟁과 남인과 서인의 격렬한 대립, 그리고 서인의 노론과 소론으로의 분립 등 이른 바 당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농암의 집안은 이 당쟁의 중심 깊숙한 곳에 있었다. 농암은 소위 노론 명문가 출신이었던 것이다. 인구에 회자되는 명시조인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을 지었던 척화파 김상헌이 그의 증조부였으며 영의정을 지냈던 김수항이 그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그의 스승이 바로 우암 송시열이었다.

 

이 책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에 재직하고 계시는 강명관 교수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학술서적인데 저자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농암잡지>의 실려 있는 짧은 언설들에 담긴 글들은 내용도 쉽지가 않았지만, 조금만 더 찾아보고, 조금만 생각해보자 하면서 연구에 매진 하다보니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세월이 걸려서야 비로소 지금의 이 책의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이 모습을 갖추게 된 데에는 꼬박 10년의 세월이 소요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