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세조 실록

 

조선 제 6대 임금 단종, 8세 되던 세종 30년에 세손에 책봉되고 2년 뒤 문종이 즉위하자 세자에 책봉되었다. 그리고 열 두 살의 나이에 임금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더없이 고귀하고 막중한 자리였으나 위태롭기 그지없는 자리라는 사실 또한 역사를 통해서 배웠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감당하기에 그는 아직 나이가 너무 어렸고 군왕 수업 또한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그를 지켜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넓디 넓은 궁궐에 홀로 남겨진 열 두 살 소년 임금, 단종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종은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그렇게 몇 년만 지나면 성인이 될 것이고, 그 때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역사는 그의 편이 아니었다. 단종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강력한 숙적이 있었으니, 바로 세종의 둘째아들인 야심가 숙부 수양대군이 그였다. 수양은 태종 이방원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수양은 평소 “나라면 어떤 고금의 영웅보다도 잘 해낼 수 있을텐데, 단지 둘째란 이유만으로…” 그런데 그런 그에게 희망이 보였다. 세종 말년에 나타난 문종의 심한 병세와 어린 세자.

 

이런 야심가 수양에게 또 다른 야심가가 나타났으니, 바로 칠삭둥이 한명회다.

한명회는 수양을 만난 자리에서 “어린 임금이 있을 때면, 옳지 못한 이가 정권을 잡아 권세를 부리지만 충의로운 신하의 반정으로 바로잡히게 되니, 이는 하늘이 정한 이치입니다.”

“반정(反正)” 수양대군에게 한명회의 이 말은 “충분히 가슴을 뛰게 하는 말이었다.”

 

마침내 수양은 단종 1년 계유년에 발검(拔劍)을 하게 되는데, 바로 단종의 최측근인 김종서를 치는 것으로 수양의 쿠데다는 시작된다. 북방의 호랑이로 불렸던 김종서는 ‘설마’하는 안일한 대처로 수양에게 너무 허무하게 당하고 만다. 김종서의 패배로 단종의 수족(手足)들이 모두 잘려 나가고 조정은 수양의 세력들로 가득 차게 된다. 계유정난으로 수양은 단번에 권력의 2인자가 되게 된 것이다. 단종은 자신의 지지자이면서 강력한 후견자였던 대신들이 하룻밤 사이에 비명에 가자 불안한 가운데서도 최대한 몸을 낮추면 수양을 예우하면서 임금의 자리만큼은 지키고자 다짐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부질없는 꿈이였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였다. 이후 단종와 수양의 운명은, 그리고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