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 애절한 죽음의 기록... 조선에 개화의 물결이 일고, 서구 문명국가들이 보호령이라는 명분하에 제3세계 국가들을 침략하고 식민지를 만들었던 그 때, 천주교 박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생을 달리했다. 일본은 서구문명을 받아들여 메이지유신을 단행했고,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함과 동시에 우리는 그들의 식민지가 되었다.

 

 한국근대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 불리는 이 때 조선인들은 무엇을 했으며, 천주교가 왜그리 모진 고난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에 갔는지를 이 책에 담기 위해 저자는 카메라를 들고 전국에 성지를 찾아 순교자들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고 한다.

 

 조선의 천주교회는 파리 외방전교회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로 인해 프랑스인 신부 아홉 명이 타국에서 참수형을 당하는 아픔을 당하기도 했고, 그들의 전교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아니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의 영생을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비록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프랑스 신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굳건한 믿음을 보여준 그들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다만 아쉬운 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누구누구가 어떠한 이유로 천주교인이 되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사형을 당했다는 것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너무나 잔혹한 갖가지 사형 방법들에 마음이 아프기도, 불편하기도 했지만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안타까움이 컸던 만큼 정돈되기 보다 어수선한 인물들의 배열과 배경 설명들로 인해 편하게 읽을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천주교나 기독교나 처음 이 나라에 들어와 목숨을 걸고 교리를 전하고자 했던 이들의 순교가 있었기에 이 시대 신앙인들의 자유로운 믿음생활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교하면 목숨을 구할수도 있는 상황에서 갈등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연민이 느껴짐과 동시에 믿음이라는 것이 그만큼의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신앙인으로서의 내 모습도 다시한 번 점검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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