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되찾고 싶은 인생의 한 권이 있다"

올해 나에게 가장 HOT한 추리 소설이라면 미카미 앤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일 것이다. 읽어도 읽어도 빠져드는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늘 추천해서 비블리아 전도사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비블리아 고서당의 점장 시오리코와 책을 읽지 못하는 특이한 체질의 다이스케가 만들어가는 이 세번째 이야기. 여행간 중에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구매하였다. 이번엔 부록으로  미야자와 겐지의 미니시집이 함께 왔는데 이러한 부록이 온 이유는 바로 책 내용 속에 숨어 있다는 것.

드디어 본편으로 들어간 것 같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처럼 언급되고 있는 시오리코와 아야카 자매의 엄마인 시오카와 지에코의 존재가 더 들어난다. 앞선 권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동명 일본 드라마를 이미 보았기 때문에 3권에 수록된 에피소드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책 속에 더 상세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더 잘 담겨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다.

이번 책에서도 흥미로운 책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일단 궁금한건 로버트 F.영의 『민들레 소녀』이다. 이 책에 대해서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이야기를 나누지만 책에 대해 더 궁금하다고 느낄 정도로 미적미적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서 당장 찾아서 읽고 싶다고 느꼈다. 또한 제 2장에 소개된 애니메이션 원작의 동화와 마지막으로 부록으로도 소개된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멋진 작품들로 이렇게 가상의 인물들을 만들어 멋들어진 이야기를 쓰고 있는 작가의 저력이 놀랍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3권을 싹 다 모으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 저자후기에서 아무래도 실제와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고 뒤늦게 재판본이 나온 서적도 있고 나름의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야 뭐 어떠냐는 생각이다. 어차피 소설은 소설일 뿐이고 이러한 실재하는 멋진 작품들을 더 멋드러진 방법으로 소개해주는 작가의 능력이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 멋진 창작물을 자신의 창작물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서 소개해 준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가늠도 안간다.

이제는 본편으로 퐁당 빠진 것 같은 이 소설이 4권에선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책의 디자인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조금 라이트 노블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실은 유치할 것 같다는 편견...) 안 읽으려고 했었는데, 그런 마음을 먹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책에 대해 편견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새삼 반성하게 되는 책. 지인들에게 올해 발견한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리즈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