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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아침 출근시간은 전쟁이다. 출근길부터 이어지는 짜증 섞인 한숨들과 일그러지는 표정들. 이에 비해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사당역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역인데 아침 시간엔 특히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많은 사람들이 탄다. 그럴 때 간혹 내리는 타이밍을 놓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이들이 있으면 친절한 아저씨들께서 큰 함성과 함께 " 여기 이 분 좀 내리게 합시다! " 라던지 있는 힘껏 밀어주며 내릴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신다. 그럴 때면 한 발 움직일 수 조차 없어 짜증섞인 표정을 짖다가도 웃음이 나곤한다.

오늘 아침엔 조금 특별한 광경에 종일 미소가 번졌다. 노약자석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일어서시더니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웬 할머니의 이름을 목청높여 부르셨다.

 " 경심아~ 경심아~ 내려야 돼. 경심아~ "

그리고 잠시 후 상대편 노약자석에서 웬 할머니가 일어서셨다. 할아버지는 행여 할머니가 못 내리실까 사람들을 뚫고 할머니를 구출해 내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무사히 역에서 내리실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드렸다. 순간 팍팍한 출근길 아침, 사람들의 얼굴에 은은 한 미소가 번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행여나 놓칠까 한 번 잡은 손 절대 놓지 않고, 떠나는 그 날까지 둘이서, 그렇게 같은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으로 늙어가고 싶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