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은 제목인가?
일본에 일하러가자도 아니고 일본에 공부하러가자도 아닌 '먹으러가자'다.
맛집을 중심으로 루트를 짜고, 그 루트에 따라 오감이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기분이 좋아지니 사람을 절로 행복하게 만드는 제목이 아닌가싶다.
이 책은 일본에 먹으러가자 간사이편이다. 오사카와 고베, 교토의 맛집을 소개하고, 저자가 음미한 특별한 맛들을 잘 머무려 책에 실어놓았다. 여기에 소개된 맛집들 대부분이 그리  큰 규모가 아니라는 점이 신선하고, 제각각의 장인 정신이 녹아있는것을 감안하니 전통을 중시하는 간사이만의 지방색을 고스란히 느낄수도 있다.

 

저자가 거대한 달콤함이라 명명한 샤토란의 대형 파르페는 절로 탄성이 나온다. 메뉴의 이름 역시 '엄청 큰 파르페'라고하니, 호기심에 주문하고는 모두가 깜짝 놀랄 메뉴가 아닐까싶다.
사진으로 봐도 높이가 대단하다. 꼭 한번 그 달콤함에 빠져보고 싶어 나는 꼭 가보리라 별표를 그려 넣었다.
튀김꼬치로 유명한 쿠시카츠 잔잔에 들려서는 토마토가 그려진 '라 토마토'술과 함께 튀김꼬치를 먹어보면 좋을것같다. 튀김의 느끼함을 양배추로 달래라고 함께 나오는것이 좀 생소한데, 그 맛의 궁합을 상상하니 조금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타코야키는 그 맛의 깊이가 다양하다고 한다. 저자 또한 여러 음식점에서 시도해보고 결국 최고의 맛집을 찾았다고 하는데, 바로 야마짱이라는 식당이다. 작은 간이 음식점 사진이 한 페이지 가득 들어차있는데, 얼핏보기에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아닐까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주의깊게 간판을 들여다보면 타코야키의 주재료인 문어가 생긋 웃고있다.
그리고 우동을 좋아하고 맛 정보를 공유하는것을 즐겼던 한 평범한 남자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로 자신의 가게를 연 카마타케 우동도 소개되어있다. 막 삶은 우동만을 손님에게 내어놓으니 그 탱탱한 면발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테고, 오늘치 분량이 소진되면 미련없이 문을 닫는 소신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렇게 일본 전통 요리로 입이 즐거웠다면, 이제 이색적인 요리를 시도해볼 차례일테다. 르 아르장이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그것인데, 전체 모둠 요리가 나왔을때 머리에 종소리가 울렸을 정도라고 표현한 저자의 극찬이 더욱 먹어보고픈 마음을 갖게한다.
보통 한국에서도 프랑스 요리의 가격은 무척 비싼편이다. 코스요리로 이루어진 프랑스 요리의 특성상 비싼것이 당연한듯도 보이지만, 이왕이면 일본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격있는 프랑스 코스요리를 즐겨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침이 가득 고였다.
탁월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새로운 맛을 느껴보는것을 즐기는 나는 요즘은 생활에 찌들려 도통 도전조차 못하고있다.
이 책 덕분에 일본에 꼭 가야할 이유를 찾은셈이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오감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상상만으로도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