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How to draw>시리즈의 한국어판이라고 한다. 그리고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350권의 드로잉 테크닉을 핵심만 뽑아 한권에!' 사실 이 글귀에 눈이 번쩍 한것이 사실이다. 멋진 드로잉을 구경만 할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테크닉을 배울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선 드로잉의 기초부터 하나씩 배우는 기분으로 책을 읽고, 드로잉을 따라해 보았다.

알다시피 다른 미술 분야에 비해 드로잉은 재료가 단촐하다. 2B심,HB연필,연필깎이, 플라스틱 지우개만 일단 있다면 준비 완료.

드로잉을 위해서는 우선 평소에 손과 손목은 물론 팔 전체를 사용하여 그리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얼핏 손만으로 그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팔과 어깨 전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대목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몸에 힘을 빼고 연필을 가볍게 쥐어보자. 그리고는 획그리기를 통해 드로잉을 몸에 익혀보자.

 

기본테크닉은 해칭, 크로스해칭, 진한 음영, 블렌딩, 질감이 있는 음영, 그러데이션 등의 기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연필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획의 특성을 이해하는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기본 형태를 제대로 그리는 노하우이다. 흔히 구, 원기둥, 정육면체, 원뿔로 형체를 구축하는데, 이때 평면을 입체로 바꾸는 스케치가 관건이다.

 

저자는 워밍업 파트에서 드로잉의 핵심을 '관찰'로 규정한다. 드로잉이라하면 눈에 보이는 물체를 사실에 근접하게 종이위에 재현해내는 것이라고 믿었는데, '관찰'이라니. 이 또한 나에게 새로운 발견이다. 그가 말하길, 대상을 들여다보면서 본질을 파악할수 있단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관찰이자, 드로잉의 첫 시작이란다. 처음에는 그리고자하는 것의 대략적인 형태를 그리고, 다음에 형태를 분해한다. 그리고는 입체적인 형체를 구현해내고, 음영을 준다.

 

이 책에 실린 꽃 그리기 파트는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형체를 선명하게 그리는 것과 윤곽을 흐리는 기법, 적절한 배경 그리기, 음영으로 생동감 주기, 지우개로 하이라이트 주기 등의 기법이 등장한다. 기법에 따라서 꽃의 느낌도 확연히 달라지고, 어떤 꽃은 마치 사진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오기도 한다.

 

풍경드로잉에서 저자는 야외에 나가 스케치북에 가능한한 다양한 나무 그림을 그리라고 조언한다. 언젠가 다양한 나무의 형태가 필요한 순간, 그 스케치북이 유용하게 쓰일거라고 말이다.

풍경 드로잉의 핵심은 역시 원근법이다. 원근법으로 입체감을 더하면 사실성을 높일수 있다. 그런가하면 빛과 그림자를 적절히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 나무 몸통과 형태를 그리는 방법, 구름, 바위, 산줄기를 그리는 방법도 친절히 실려있다.

 

동물 드로잉은 동물 자체가 가진몸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리고 인물 드로잉에서는 얼굴 비율을 배울수 있다. 콧방울은 눈썹과 턱 끝 길이의 1/2 지점에 위치하고, 아랫입술은 코끝과 턱 끝 길이의 1/2지점에 위치한다. 귀는 눈썹 선부터 코끝에 걸쳐 있다. 특히 옆모습을 그릴때는 코를 포함한 머리의 가로 길이와 세로 길이를 동일하게 한다. 그리고 머리 길이를 세로로 3등분하여 귀의 위치를 잡는다. 콧방울은 눈썹 선과 턱 끝 선의 1/2에 위치한다.

이렇게 규칙에 맞는 얼굴 그리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상을 깊이있게 관찰해야한다고 말한다.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운적이 없는 나같은 사람이 기본적인 드로잉 기술을 습득하기에 이 책은 더없이 친절하고 세심하다. 드로잉 대상별로 요령을 실어놓았고, 실제 드로잉을 보면서 따라그려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히 똑같이 그리는 것이 최상이 아니라, 대상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것이 중요 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앞으로 대상을 더 열심히 관찰하고,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드로잉을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