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최근에까지 읽었던 어린 왕자를 생각해보면 족히 수십번은 되는듯하다. 물론 영문판을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어린왕자 영문판은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리 쉽지 않다. 읽다보면 머릿속에 명확하게 개념이 자리잡지 못하고, 뜬구름이 떠다니듯이 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종의 은유일수도 있고, 혹은 숨은 속뜻을 간파하지 못한 나의 부족한 내공 때문일수도 있다. 하여튼 어린왕자 영문판 리딩을 여러번 시도한 나에게는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최근에 리딩을 위해 책을 찾던중 이 책의 설명을 읽고 뭔가 색다른 기대감이 차올랐다. 문장의 구조를 보기좋게 표시해두고, 단락도 읽기 쉽게 나누어 놓았다면 다른 책들 보다는 쉽게 읽을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틀도 '십독' 어린왕자다. 열번을 읽는다는 뜻이란다. 저자의 말처럼 처음 한두번이 어려울뿐, 세번째부터는 탄력이 붙어서 금방 읽히고, 결국 한국어를 읽는 속도로 읽을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 책의 리딩을 시작하기 전에 앞부분의 설명 부분을 꼼꼼히 읽어야한다. 단순히 영어와 한글 해석을 붙여 놓은 것이 아니라, 주부와 술부를 나누고, 주절과 종속절을 분석해 놓았고, 접속사와 관계사 의문사를 표시해 두었으며, 접속사와 관계 대명사, 관계부사가 생략된 부분도 일정한 규칙안에서 표시를 해 두었기 때문이다. 이 규칙들을 잘 숙지하여 실전 문장에 들어가야 문장 구조를 한눈에 알아볼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은 종속절의 종속절 혹은 종속절의 종속절의 종속절을 표시해둔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I wonder If she knows that I think he is honest. 라는 문장이 있다면, that이하는 종속절의 종속절이 되고, he이하는 종속절의 종속절의 종속절이 된다. 
he로 시작하는 문장을 우선 해석하여 앞으로 순차적으로 나아가야 뜻을 알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문장 구조를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이라 하겠다. 물론 예문은 아주 간결해서 알아보기 쉽지만, 긴 문장이 등장했을때에는 이를 구분해내기 쉽지 않다. 


그리고 챕터당 문단을 몇개로 쪼개고, 다시금 밑에서 문장들을 분석하고, 해석한다는 발상이 나는 참 신선하고 좋다. 기존 영문판을 읽으면서 뜬구름 잡듯이 해석되던 부분이 각기 윤곽을 가지고, 선명하게 와닿는 기분이다. 문장을 해석할때에도 의미 덩어리 별로 나누어 해석을 해놓았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는다. 
또한 등장하는 단어와 숙어의 뜻도 빠짐없이 실려있어서 따로 단어를 찾는 수고로움이 없다. 다만 욕심을 부리자면 익숙하지 않는 단어들은 발음 기호까지 있었으면 좋았을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 챕터당 한두개의 단어는 정확한 발음을 알기 위해 사전을 찾곤 했으니 말이다. 
나는 리딩을 두세번 마치면 mp3 를 다운받아서 쉐도잉을 해볼 생각이다. 이는 리딩뿐만 아니라 리스닝과 스피킹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것 같기 때문이다. 


챕터가 총 27개인데, 한 챕터를 읽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일주일이나 이주일 정도의 계획을 세워, 일독을 해보며 진행하면 효과적일것 같다. 단순한 리딩만으로 지루해지면, 최근에 내가 읽었던 <너 영어 어디서 배웠니?>라는 책에 소개된 영어 학습 방법중 하나인 '따라 적어보기'를 해보아도 좋겠다. 직접 해보니 스펠링을 따로 암기할 필요도 없고, 표현을 다시금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의 십독을 마치면 이 시리즈의 다른책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현재는 출간된 책이 없지만 앞으로 계속 출간되지 싶다. 
단순한 리딩에 지루해하는 사람이나, 쉽고 명확한 뜻을 짚어가며 리딩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십독을 통해 리딩의 즐거움을 알아가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