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정대진님은 국내파 통역관이란다. 
그러고보니 한때 순수 토종 영어 강사라며 이보영님이 인기를 누렸던 적이 있다. 역시 유학이나 이민등의 방식으로 해외에서 장기간 거주했던 사람이 아닌 경우에 영어를 능숙하게 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참으로 신기하게 보인다는 의미일테다. 
그 또한 고등학교때 몇주간의 캐나다 연수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영어를 배운적이 없는 토종 영어꾼(?)이란다. 그래서 더욱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독특하다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한국외대에서 국제법을 공부하고, 현재 연세대에서 통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군대에서는 통역관이었으니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전문분야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친 배경 지식이 상당할것 같다. 
하여튼 그가 전해주는 영어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손놓았던 영어 공부를 다시금 시작하게 만들지 싶다. 이 책을 다 읽은  나 또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최대한 영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런류의 책들은 대략 자신이 영어를 어떻게 마스터했는지에 촛점을 맞추기 쉽다. 영어 공부의 비법을 전수해주겠다는  일종의 과대 광고와 맞물려 독자들을 울리기 쉽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좀 다르다. 그의 성장 과정 속에서 그가 어떤 방식으로 영어와 조우했는지를 서술하면서 영어 공부의 특별한 비법 대신, 알고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는 것만이 영어를 잘하는 비결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실 모두가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할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방법을 몰라서 영어를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일테다. 그저 매일 꾸준히 몸에 익히는 운동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 매일 꾸준히!!!이것을 실천만 한다면 영어를 못할 이유가 없다. 
군입대를 앞두고 그가 영어에 몰입했던 시기에 관한 글을 읽다보니, 역시 무언가에 미쳐야 최고가 될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또한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습관처럼 영어를 달고 사는 방식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영어 스터디를 통해 타분야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영자 신문을 매일 읽고, 여백에 모르는 단어를 몇번이고 써보며 기억하려 노력한다. 그리 길지 않은 영어 방송을 매일 꾸준히 듣고, 칼럼 한단락을 손으로 적어보며 영어 감각을 익힌다. 


그의 말처럼 영어가 왜 늘지 않는지를 고민하기 전에, 영어가 늘만큼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지를 먼저 짚어보아야겠다. 나는 얼마전부터 영어 낭독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어민의 억양과 발음을 쉐도잉 해나가면서 나의 고질적인 발음 문제들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그가 비유한것처럼 바깥의 모래를 내 안으로 열심히 퍼날라도 여간해서는 표도 나지 않는것이 영어라는 것이라, 아직은 소소한 만족감만 줄뿐 가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 그래도 나는 무언가를 꾸준히 해나가면서 나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이 좋다. 또한 꾸준히 할수록 영어가 부담스러운 존재라기보다 그저 매일 보는 친구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이제 그의 조언대로 AFN영어 교재를 사서 듣기와 읽기를 해볼 생각이다. 이 또한 내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 될것 같아 벌써부터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