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는 난 바다를 바라보는 눈엔 항상 행복이 가득하다. 사시사철 항상 달려가고싶은곳, 기다리는 사람 하나없건만 항상 '어서오라' 손짓이라도 하는듯 나를 잡아끄는곳이다. 나에게 있어 바다란 이렇듯 초등학교 시절 가족들과 함께 마주했던 바다, 사회초년생시절 큰맘먹고 달려간 동해바닷가의 광활함, 길을 잃고 헤매이다 우연히 찾아들었갔던 자그마한 어촌의 고즈녁한 모습까지 아름다운 기억들뿐이다.

그렇게 환상에 젖어들고 낭만으로만 생각했던 바다이야기의 또다른 면을 진지하게 만나게된다. 작가 한창훈 그는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바닷소년이었다. 그래서인가 그그가 풀어낸 바다이야기속에는 그곳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그곳을 바라보며 편안함을 얻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달리 그곳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다는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다. 그 바다가 한창훈이라는 작가에 의해 한걸음 걸러진듯  지나간 인생을 회상하듯 좀더 편안하고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농촌이고 어촌이고 할것없이 도시를 제외한 모든 마을이 그러하듯 바다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엔 외로움이 묻어나온다. 그들 나름엔 그것이 최선의 삶일텐데 어딘지 모르게 세상에 뒤쳐진듯 느껴져오고 바쁜 일상에서 비껴선듯한 인생들이다. 하지만 그들도 한창 시절엔 그렇지 않았음을 알고있다. 마지막 순간에 정착하고 있는곳이 바다이기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라...

어장은 망가져가고 경제활동은 버겁기만한곳 그곳을 지켜낸다는것은 그들만의 힘으로는 너무 벅찬곳이었다. 무엇보다도 바다는 품을줄만알았지 지켜줄줄도 몰랐고 대답도 할줄 몰랐다. 바다가 좋아 평생 바다만 바라보고 살던이에게도 바다가 싫어 벗어날만을 꿈꾸었던 사람에게도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찾아들어온 이방인에게도 그냥 거기에 있어주기만 할뿐이었다.

이러듯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8편의 단편소설을 만나고보니 언젠가 다시 찾게될 곳, 한적한 바닷가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속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져있는걸까 찾게될것만같다. 올라인 데코라는 외침과 함깨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된건 아닐까?. 저 사람들의 가족은 온전한 공동체일까?. 이 할머니의 지식들도 도회지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겠지. 라는 생각들...

책을 읽는내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안했던 이야기인데 왜이리 마음이 평안해지는걸까 참 아이러니한 시간들이었다. 그저 바라보며 나만의 감정에 취하곤 했던 그 바다를 진지하게 마주하며 인생의 참맛을 깨달아가게된다.